포두중학교가 교실과 복도 벽을 허물고, 배움과 쉼, 분산과 집중이 가능한 미래형 공간을 만들어 화제다. 학생수 감소에 따른 작은학교 변화의 좋은 사례로 알려져, 공간혁신을 배우고자 하는 방문객이 끊이질 않고 있다.
“우리가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이 교실이잖아요. 그래서 교실을 하게 되었어요. 우리가 설계하고 꿈꾸던 공간이 만들어질까? 했는데, 실제로 만들어진 것을 보니 너무 설레요.” 2학년 김은서학생은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실제 학교 공간으로 만들어진 것이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설계에 참여하여, 교실 크기를 줄이고 창의력이 자라는 공동공간을 새롭게 만들었다. 교실에는 학생들 옷장과 우유 급식을 위한 소형 냉장고가 비치됐으며 쓰레기통은 빌트인으로 디자인돼 쾌적한 환경으로 바뀌었다. 2학년과 3학년 교실 사이에는 접이식 문이 설치돼 합동 수업도 가능하다. 공동공간에는 대형스크린과 마루방, 스터디룸, 유리칠판, 통창, 노출 천정 등이 꾸며져 학생들의 창의력과 학습력을 자극하고 있다. 배움과 쉼, 분산과 집중, 학생 주체적 학습이 가능한 미래형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포두중은 이 공간을 어르신 학교, 영화상영 등을 통해 마을과도 함께 공유할 예정이다.
공간은 또 하나의 교육이다. 포두중은 공간혁신 결과도 중요하지만,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배움이 되도록 학습자 참여 설계로 진행했다. 전교생과 교직원들이 참여한 6차례의 워크숍을 통해 ‘공간과 우리’ ‘우리가 살고 싶은 공간은?’ ‘어떤 공간을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을 토의 했다. 아이디어를 풍부히 하기 위해, 아시아문화전당, 월곡중, 첨단초, 이이남스튜디오, 영남초 등의 혁신공간 투어도 진행했다. 이후에도 수차례의 크고 작은 협의회를 통해 ‘우리가 살 공간’에 대한 생각을 모아왔다.
포두중학교 구성원들이 공간혁신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20년 학교 카페를 만들면서부터다. 학교카페가 생긴 후 이곳에서 학생회 활동, 동아리 활동, 토의, 수업, 상담, 놀이 등을 하며 모두가 가장 애용하는 공간이 됐다. 당연히 소통과 관계, 협력이 활발해졌다. 별의별 것을 다 한다고 해서 이름도 ‘별별 카페’로 붙여졌다. 학교 카페를 통해 ‘공간은 힘이 세다’는 것을 느낀 포두중학교 구성원들은 2021년 교육부의 영역단위 학교공간혁신 공모사업과 전남교육청의 인공지능(AI)교실 공간혁신 공모사업을 신청해 새로운 변화를 추진해 왔다.
지난 11월 17일에는 학부모·지역민을 위한 ‘포두중 공간혁신 공개의 날’을 열어, 지역주민 70여 명이 고흥 교육에 대해 마음을 나누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