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 신입생 학부모는 교복, 체육복, 학용품, 부교재 등을 준비하느라 부담이 크다. 실질적 의무교육이 보장되려면 이를 국가가 책임져야 하지만, 그간 학부모들에게 비용을 떠넘겨 왔다.
이에 광주시, 5개 자치구, 광주시교육청은 입학준비금 지원예산을 마련하여 2022년 처음 집행하였고, 더 나아가 2023년부터는 교복값 인상 등에 대응하여 중·고교 지원금을 기존 25만원에서 30만원으로 늘린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입학준비금 지원 사업이 중단될 위기라고 한다. 지난 9.10. 개최된 광주시 교육지원심의위원회에서 2025년 입학준비금 지원 사업에 대해 논의하였는데, 분담률을 두고 교육청과 자치구 사이에 입장차가 생겨 심의가 보류된 것이다.
이는 이미 예견된 일이다. 지난해 말 구청장 협의회에서 재정난을 내세우며 2024년 입학준비금 분담금 일부(학생 1인당 5만원 인상분)를 이행하지 않기로 결의했기 때문이다. 이는 정책 신뢰도를 훼손할 뿐 아니라, 행정기관 간 ‘신의 성실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특히 남구청은 2023년 광주시 교육지원심의위원회까지 참석하여 2024년 입학지원금 지원 사업 분담률에 동의했으면서도 다른 자치구에 동조하여 기관 약속을 뒤집는 행태를 보였다.
가뜩이나 지역 경제가 힘든 상황에서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가져갔던 짐을 도로 학부모 어깨 위로 올린다면 이는 제자리로 돌아가는 일이 아니라, 시민을 조롱하고, 교육공공성을 무너트리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우리단체는 입학준비금 지원 사업 주체이자 교육협력사업 조정자인 광주시가 이번 사태를 속히 수습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행정의 맏이 격인 광주시가 행정기관끼리 부딪히는 일을 멈추어야 하며, 상호 신뢰 속에서 주권자를 위한 상생 행정을 펼치도록 이끌어야 한다.
아울러 초·중·고교 입학준비금 지원 사업이 지방자치단체 교육협력의 성공사례로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관계기관에도 당부하는 바이다.
- 9. 23.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