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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멋대로 출근…전남교육청 감사실 출신 서기관 당당한 ‘불량 근태’

버스 출발 시간 맞춰 민원인 주차장 이용 뒤 지각 출근

 

전남교육청 감사관실 총괄팀장(서기관)을 지낸 전라남도 교육협력관 A씨가 출장을 핑계삼아 제멋대로 출근을 하는 ‘불량 근무’ 행태를 보이고 있다.

 

공직기강을 감찰하는 감사실의 총 책임자 출신인 고위직 간부가 ‘한직’에 근무한다는 틈을 타 공직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지적이다.

 

전라남도 교육협력관 A 서기관은 지난 11일 ‘전남도의회 민원인 전용 주차장’에 주차를 한 뒤 오전 9시 35분쯤 전남도청 동문으로 출근했다.

 

A 서기관은 전남도청 7층에 위치한 교육협력관 사무실이 아닌 북문에 주차된 전남도 버스로 곧장 향했다.

 

해당 버스는 전남권 시군 지자체 정책 컨설팅과 교육협력사업 협의 차 고흥과 순천으로 40분에 출발하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A 서기관은 ‘출근시간이 오전 9시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출장을 9시부터 내놔서 버스 출발 시간인 9시 40분에 맞춰 출근을 했다”며 당당해 했다.

 

9시부터 출장을 냈으니 복명서 시간 안에 언제든지 출근해도 상관 없다는 식이었다.

 

반면, A 서기관과 인터뷰를 하던 중 만난 전남도의 또 다른 협력관은 KPI뉴스에 “지금까지 사무실에서 근무한 뒤 4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막 내려왔다”고 밝혀 대조를 보였다.

 

당시 인터뷰 시간은 오전 9시 37분이었다.

 

A 서기관은 그제서야 “정확히 (복무규정을 적용) 한다고 하면 오전 9시 전에 출근해 (교육협력관실에서) 근무한 뒤 버스 출발 시간에 맞춰 출장을 가는 게 맞다”고 뒤늦게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같이 근무하는) 여직원이 1명 더 있는데 그 직원도 (사무실에서 근무하지 않고) 곧장 버스에 탔다”고 실토했다.

 

해당 여직원은 전남교육청에서 전남도로 파견된 6급 행정직으로 지난 1월부터 A 서기관과 함께 근무하고 있다.

 

전남교육청 인사팀과 감사실은 “공무원 개인 차가 아닌 공용 차로 출장을 갈 경우, 공용 차 출발 전까지 사무실에서 근무를 한 뒤 차를 타고 출장을 가는 것이 맞다”며 “버스 출발 시간까지 사무실에 나오지 않는 A서기관의 근무 태도는 잘못됐다”고 밝혔다.

 

A 서기관의 근태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감사관실은 지난 2월 8일 설 명절 당시 인근 전통시장 등을 방문하겠다고 출장을 낸 뒤 사무실로 복귀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 들여다볼 방침이다.

 

A 서기관은 지난 2021년 전남교육청 인사팀장(사무관)으로 근무할 당시 직원의 ‘근무성적평정점’을 정당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멋대로 순위를 변경하다 감사원 감사에 적발됐다.

 

감사원은 당시 “재직기간이 짧은 일부 직원은 점수를 깎아 승진 대상자에서 제외시키는 등 근평 조작 행태로 공무원 4명이 ‘승진임용 심의 기회’를 잃었다”며 A씨 등 3명에 대해 경징계 이상의 처분을 요구했다.

 

당시 교육감은 감사원 결과 발표 전 A씨를 부랴부랴 서기관으로 승진시켰고, “감사원 감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공무원을 승진시킨 건 문제다”는 내부 반발과 측근 챙기기 특혜 논란이 일었다.

 

한편, 전남도 교육협력관은 전남교육청 4급 서기관이 파견된다. 교육청 본청과는 거리상 바로 코앞에 있어 가깝지만, 내부에서는 요직에서 멀어진 인사들이 주로 가는 한직으로 불린다.

 

그렇다보니 지금까지 감사실 감사를 단 한차례도 받은 적이 없을 정도로, 느슨해진 기강 해이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사진 글 제공=KPI뉴스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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