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발생한 기말고사 시험지 유출 의혹과 관련, 특정 동아리반에 제공된 문제를 변행해서 출제했다는 학교 측 해명과 달리 사실상 변형없이 그대로 출제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문제가 된 고난이도 5개 문항은 시험 한 달여 전에 기숙사생을 중심으로 한 수학동아리반에 사전 배포돼 특혜 논란과 함께 학교 측의 거짓 해명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0일 광주시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5일 실시된 모 사립고 기말고사 수학문제(기하와 벡터, 확률과 통계) 중 객관식 3문제, 서술형 2문제 등 5문제(총점수 26점)를 상위권 학생들로 구성된 특정 동아리에서 미리 풀어봤다는, 사전 유출 의혹과 관련해 사흘째 특별감사를 진행 중이다.
감사반은 이 과정에서 좌표 공간에서 도형 사이의 상관관계를 묻는 문제 등 5개 문항이 질문 자체는 물론 제시한 조건, 숫자까지도 모두 똑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단, 한 문제만 주관식이내, 객관식이냐 차이가 있을 뿐, 5문항 모두 “출제자의 의도, 숫자, 보기, 순서까지 완벽하게 일치해 똑같은 문제”라는 게 감사반과 입시 전문가의 분석이다.
“응용되거나 변형된 문제”라는 학교측 해명과 다른 대목이다.
또 문제의 5개 문항은 이미 전체 학생에게 공유된 자료고, 학기 초부터 제공돼온 문제은행 중 일부라는 학교 측 주장과 달리 감사 결과, 기말고사를 한달여 앞둔 5월 중·하순에 두 차례에 걸쳐 수학동아리 학생들에게 배포된 것으로 파악됐다. 배포된 유인물은 모두 3장이고, 문제가 된 수학문제는 이 3장에 모두 담겨 있었다.
SNS에 불공정 의혹을 제기한 A군도 “기숙사 친구들이 ‘휴일에 따로 수학수업은 받은 뒤 자습하고 있는데, 시험 출제자 선생님이 종이를 들고 오셔서 갑자기 나눠줬다’고 했다”며 “우리반 기숙사 친구들은 어쩔 줄 몰라하며 ‘미안하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이 학교 교감은 “자연계열 6개반 학생들은 다 볼 수 있는 자료였다”며 “3월부터 제공한 문제은행 1000문항 중 5문항이 비슷하거나 변형된 유형으로 시험에 출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흔히들 생각하는 시험지 유출이나 특정그룹 또는 학생을 위한 ‘예상문제 찍어주기’와는 상황이 다르고, 이미 공개된 문제은행에서 무작위 출제된 것”이라고 유출 의혹을 거듭 부인한 바 있어 거짓 해명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감사 결과 특정 유명 인터넷 강사의 문제집에서 뽑아낸 일부 문항이 사전 유포됐고, 실제 기말고사 문제로 그대로 출제됐을 경우 업무방해와 저작권법 위반 등 사법처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