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2주차에 접어든 8일 오전에도 공공 학습관리시스템(LMS)인 EBS 온라인 클래스와 e학습터 접속 지연·오류가 발생하자 교육부 책임론이 더 거세지고 있다.
‘온라인 교실’ 격인 공공 LMS에서 꾸준히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교사와 학생들 역시 ‘1년간 뭐했느냐’며 신학기 시스템 불안정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이날 공개한 ‘신학기 원격수업 관련 현장교원 설문조사’ 결과 절반에 가까운 교사들은 “EBS 온라인클래스 시스템이 불안정하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책임소재를 개발·운영기관에 떠넘기는 모습을 보여 ‘책임회피’ 논란도 불거지는 상황이다.
“7일까지 개선” 약속에도 또 오류…e학습터도 지연
8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e학습터의 경우 경기·전북지역에서 오전 9시부터 9시25분쯤 접속 지연 문제가 발생했다가 오전 10시29분 복구됐다. 데이터베이스(DB) 암호화 솔루션에 문제 발생해 로그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는 EBS 온라인 클래스에 대해선 “지난 7일까지 현장교원 테스트를 거쳐 출결·학습관리, 시간표 등 수업 필수기능을 개선 완료했다”면서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도 EBS 온라인클래스 접속오류가 있다는 불만은 쏟아졌다. 이날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EBS 온라인클래스에 대해 ‘서버가 터졌다’거나 ‘접속이 안 되고 튕긴다’ ‘영상이 너무 느리고 렉이 걸린다’ 등 학생들의 불만이 잇따랐다.
교육부는 “금일 발생한 교사 간 수업관리권한 위임, 클래스 가입 수동 승인처리 등 수업관리 관련 세부 오류는 야간에 조치 예정”이라고 추가 설명했다.
또 “비상상황실을 중심으로 오류 등 문제상황이 발생하면 EBS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콜센터 게시판, 현장교사와의 실시간 소통을 통해 신속히 접수받아 개선하고 있다”면서 “개선된 기능에 대해서는 현장교사 테스트를 거쳐 현장에 적용하는 등 시스템이 신속히 안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원 47.5% “EBS 온클 불안정”…교총 “교육부 1년간 뭐했나”
온라인 클래스는 지난 2일 개학 이후 꾸준히 학생 출결과 학습 진도율 확인 등 일부 기능의 오류가 발생했다. 일선 교원단체들 역시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5일 김명중 EBS 사장에게 공개적으로 이번주부터 안정적으로 온라인클래스가 운영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EBS 온라인클래스 기술진도 5개월 기한을 맞추느라 개발 완성도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하며 적응 주간이 끝나는 7일까지는 오류가 없도록 개선하겠다고 했다.
원격수업 ‘교실’인 공공 LMS 오류가 반복적으로 발생하자 일각에서는 교육부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작년에 학교에서 널리 사용되던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의 학교 무료서비스가 7월 종료되지만 이를 대체할 만한 공공 LMS 오류가 불안정하다는 비판이다.
교총이 지난 3~4일 전국 초·중·고 교원 74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EBS 온라인클래스의 불안정 문제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사용하는 원격수업 플랫폼이 안정적이냐’는 설문 문항에 절반 이상(52.2%)이 ‘그렇다’고 답했지만 23.4%는 ‘그렇지 않다’ 또는 ‘매우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특히 EBS 온라인클래스의 안정성에 대해 47.5%가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e학습터는 긍정적인 답이 55.6%로 절반 이상이었지만 12.2%는 부정적이었다.
교총은 “온라인 개학, 원격수업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나도록 교육당국이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와 교육부는 포스트 코로나 교육을 대비하는 위해 안정적인 한국형 원격수업 플랫폼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공공LMS의 거듭된 접속오류 관련해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교육부는 올해 EBS 온라인클래스 개편·운영에 37억원, e학습터의 경우 60억원을 투입한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온라인클래스 오류의 책임 소재를 묻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책임소재는) 좀 더 살펴봐야 하는 사항”이라고 답을 피했다. 그는 “지금은 (시스템) 안정화가 최우선 목표이기 때문에 향후 한꺼번에 살펴야 할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다른 교육부 간부는 “지난 5일 유은혜 부총리가 EBS 온라인클래스 비상상황실을 방문했을 때 담당국장이 언론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힌 바 있다”면서도 “EBS가 온라인클래스 개발·운영의 책임을 지고 있고 교육부는 감독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추가 설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EBS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 일일접속자 수는 78만3714명, 화상수업서비스 일일접속자 수는 21만6327명으로 집계됐다.
최대 동시접속자는 e학습터 15만6224명, 온라인클래스 19만7750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화상서비스 최대 접속자는 e학습터 7만2717명, 온라인클래스는 3만288명으로 나타났다. 주로 조회 시간대인 오전 8시30분부터 9시20분 사이에 접속량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