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5년째를 맞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지금 중학교 3학년생이 치르는 2021학년도부터 절대평가가 확대되는 방향으로 새 옷을 입는다. 교육과정 개정에 따른 개편만 5번째다.
교육부는 통합사회와 통합과학 과목을 신설하고 이들 과목을 포함해 4과목 또는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수능개편시안 2개안을 10일 발표했다. 학생과 학부모, 학교 등 현장 의견을 수렴해 31일 최종 확정한다.
개편시안 1·2안 모두 지난해부터 절대평가로 바뀐 한국사와 올해부터 절대평가로 치르는 영어, 통합사회, 통합과학, 제2외국어·한문 등 4과목이 2021학년도 시험 때부터 절대평가 방식으로 진행되도록 했다. 이들 4과목을 포함해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시행하자는 게 2안이다.
이번 개편에는 모든 학생이 인문사회와 과학기술 분야의 기초 소양을 함양할 수 있도록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신설하는 등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목적과 내용이 반영됐다. 고등학교 교육 내실화를 위한 수능 과목·점수체제·평가방식 마련, 학생과 학부모의 수능 준비 부담 경감 등에 주안점을 뒀다.
◇통합형 수능부터 선택형 수능까지
수능 변천사를 크게 나누면 2005학년도를 전후로 ‘통합형 수능’과 ‘선택형 수능’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학력고사 시기를 지나 1993년 치러진 1994학년도 첫 수능은 8월20일과 11월16일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됐다. 암기식 시험에서 벗어나 말 그대로 대학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자는 취지에서 처음 시작됐다. 그러나 두 번의 시험 간 난이도 조절 실패와 시험 부담 등의 문제로 다음해인 1995학년도부터 한 차례 시행으로 바뀐다.
언어, 수리탐구Ⅰ·Ⅱ, 외국어 등 3개 영역 200점 만점으로 치르다 1997학년도부터 400점 만점으로 배점이 확대된 수능은 1992년 6차 교육과정 개정 내용을 적용하기 위해 1999학년도 수능 때 변화를 맞는다. 그동안 필수과목 체제였던 수능 중 탐구영역에 선택과목제가 도입되고 선택과목 간 유불리를 방지하기 위해 표준점수체제가 적용됐다.
2001학년도부터 제2외국어 영역이 선택과목에 추가된 직후 7차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수능은 통합형에서 선택형으로 대폭 전환된다.
국민공통기본과정 이외 모든 과목을 선택하도록 한 7차 교육과정을 반영하기 위해 2005학년도 수능엔 모든 시험영역 및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형 수능이 도입됐다. 전문계열 학생을 위한 직업탐구 영역이 만들어지고 한문이 추가됐다.
2008학년도 수능에서 시행됐던 수능 등급제는 1년 만에 폐지됐다.
수학과 교육과정이 개편되면서 2012학년도 수능 때 수리영역 가형·나형의 출제과목이 조정되기도 했다.
그동안 언어, 수리, 외국어라고 불리던 명칭은 2009 개정 교육과정 도입으로 교과영역 구분과 교과목 조정이 이뤄지면서 국어, 수학, 영어로 바뀐다. 각 과목엔 A·B형 수준별 수능이 치러졌다. 탐구영역 최대 선택과목 수도 사회탐구·과학탐구 최대 2과목, 직업탐구 5과목 중 1과목(세부 2과목) 등으로 조정됐다.
이어 2017학년도부터 한국사가, 2018학년도부턴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는 순으로 현재 수능에 이르게 됐다.
◇수능-EBS 교재 70% 이상 연계 정책도 개선될 듯
한편 교육부는 사교육 경감 정책에 따라 2011학년도부 수능 출제에서 영역별로 EBS 방송 교재 70% 이상 연계하도록 한 제도 또한 손본다. 수업이 교과서 대신 EBS 교재 문제를 풀이하거나 영어지문 해석본 암기 등 학교 현자의 교육이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 탓이다.
이에 교육부는 EBS 교재 연계율을 축소·폐지(1안) 또는 연계율을 유지하되 연계 방식을 개선(2안)하는 2개안을 제시하고 이번 의견수렴 결과 등을 바탕으로 후속 연구를 거친 뒤 연계 개선 방향을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