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의견 피력..,“학부모 생활 민원, 재학생 역차별 등”
“1년 새 많은 성과 사실…빠른 정책 추진보다 내실화 필요”
대안교육의 중요한 모델로 자리잡은 ‘전남도교육청 농산어촌유학 사업’이 1기보다 유학생 수가 2배나 증가하는 등 전국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영국공영방송인 BBC, 일본 유력 일간지인 아사히 신문 등의 해외언론에 소개됐을 뿐만 아니라, 교육부의 교육분야 정부혁신 우수사례에 선정됐다.
하지만, 일선 학교현장에서는 유학생들을 받아들이기에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성과에 따라 밀어붙이기식 정책 추진으로 인해 혼란과 갈등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학생과 재학생들과의 학교폭력 발생 소지여부, 학부모들의 악성생활 민원, 재학생과 유학생과의 역차별 논란, 유학생의 기초학력 미달로 인한 교과과정 어려움, 적정한 유학생 수 배치 등의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전남도교육청은 강진 다산 청렴연수원 애민관에서 범미경 도교육청 혁신교육과장을 비롯한 순천낙안초 학교장 등 21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남농산어촌유학 운영학교 학교장 2차 협의회를 열고, 농산어촌유학 운영학교장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화순의 한 학교장은 “너무 많은 인원을 받아들인 것보다 학급당 6~8명 내외가 적절하지 않나 싶다. 또한 유학생들의 특성을 미리 학교와 사전 공유했으면 한다. 유학생들과 재학생들의 함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강진의 한 학교장은 “유치원과 1.2학년 학생 수가 적어 복식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가족 체류형이 적합한 듯하지만, 학교 실정에 맞게 다양한 농산어촌 유형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센터(법인)에 프로그램 운영 및 환경 개선을 위한 예산과 생활교사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학생을 선정할 시 일선학교에서 면접을 통해 유학가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영암의 한 학교장은 “농산어촌유학은 작은학교 학생들의 인간관계. 사회성 관계 형성은 물론이고 교과활동 수업 등에 도움이 되지만, 현재 우리 학교 유학생들의 30%이상이 기초학력 미달자로 수업을 진행하는데 애로점이 많다. 기초학력 미달자는 유학 신청을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강진에 위치한 한 학교장은 “유학생들이 대체로 잘 지내고 있으나 사춘기를 겪고 있는 중학생들이 함께 생활보다 보니 다툼의 발생 소지가 늘 있다”며 “유학생 선정시 면접을 통해 학교에서 유학가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결정권을 부여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순천의 한 학교장은 유학사업 추진 시에 전체 마을주민들의 동의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진도의 한 학교장은 또 “지자체별로 지원이 각각 달라 학부모가 비교하면서 무리한 요구를 했던 게 사실이다”며 “체계적인 지원으로 인한 불필요한 갈등을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편모 편부 다문화 재학생들이 너무 많아 이들에게도 다양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학생들의 우대 정책으로 인해 재학생들의 역차별 목소리도 나왔다.
신안의 한 학교장은 “유학생들에게 승마 체험 기회를 주려다 보니, 재학생들이 소외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의 예산 지원으로 인해 재학생들에게도 기회가 부여됐다”며“앞으로는 유학생과 재학생이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고 했다.
유학생의 학부모의 민원으로 인한 고충도 토로했다.
담양의 한 학교장은 “유학생 학부모가 학교교육과정 및 생활여건 등에 대해 너무 세밀하게 지적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유학 연장 시 학교 현장 의견을 수렴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농산어촌유학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한 마을활동가는 “전남도교육청의 농산어촌유학사업이 1년사이에 많은 성과를 낸 것도 사실이지만 정책을 추진하는 주체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인지는 몰라도 일선 현장의 의견과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점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 지금 시기는 유학생 수를 증가시키는 것보다 내실화를 고려해야 할 시기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