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은 광주와 제주 두 지역의 학생들이 불의한 국가권력이 만든 같은 아픈 역사를 공유하고 평화와 인권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뜻깊은 교류활동을 진행했다.
6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1~3일 사흘 동안 제주도교육청과 함께 진행된 이번 행사에 이정선 교육감과 광주 학생들은 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함께 참배하며 4‧3 영령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특별 프로그램으로 광주의 산정중과 제주의 한림여중 학생들이 만나 평화‧인권교육 공동수업’을 진행하는 등 교육 교류 활동도 진행했다.
첫날에는 ▲북촌 너븐숭이 ▲옴팡밭 ▲북촌초등학교 등 제주시 지역 유적지 현장 탐방이 이뤄졌으며, 그 후 4·3평화공원을 방문하여 기념관을 둘러보고 4·3사건으로 희생된 분들의 이름이 적힌 각명비를 보며 아픔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장체험에 참여한 산정중학교 강민서 학생은 “제주 4·3사건때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는데, 그분들의 이름이 쓰여진 기념비를 보니 마음이 아팠다”며 “광주의 5·18민주화운동과 비슷한 생각도 나고 4·3사건의 진상이 밝혀져 이렇게 기념비가 세워져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둘째 날은 한림여자중학교에서 광주와 제주 학생들이 함께 ‘평화‧인권교육 공동수업’에 참여했다. 광주 학생들은 오늘 공동수업이 가장 기대됐다며 들뜬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학생들은 수업을 마치고 ▲진아영 할머니 삶터 ▲대정 섯알오름 학살터 ▲백조일손지묘 등을 답사하고, 저녁에는 4·3평화·인권교육 수업사례를 듣고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토론 과정에서 “당시 희생된 분들과 이후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있을 수 있다”며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마지막 날인 3일에는 ▲제주북초등학교 ▲관덕정 ▲주정공장 등 제주시 지역 4·3유적지를 답사하며 현장체험을 마무리했다.
산정중 유준혁 학생은 “여행으로 왔었던 제주가 4·3사건으로 인한 아픔과 슬픔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후에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에 오게 되면 4·3유적지를 방문하고 4.3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산정중 강구 선생님은 “학생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제주에 슬픈 역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이런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서 학생들이 어떤 걸 해야 할지 깊게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지난 2019년 제주도교육청과 5·18민주화운동교육 및 4·3평화·인권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제주와 광주를 오가며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시교육청에서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해 제주 학생과 교원 등 24명을 초청해 5·18민주화운동 현장 체험을 진행하고, 산정중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교류 활동을 추진한 바 있다.
이정선 교육감은 “4‧3과 5‧18과 같은 국가 권력에 의한 폭력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역사를 바로 알고, 평화‧인권‧민주의 가치를 공감하는 미래세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광주와 제주 양 교육청이 지속적인 교류·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평화와 인권의 공명이 광주와 제주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교육과정과 연계한 현장 체험학습 및 교원 연수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