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 광주지부가 광주시교육청 앞마당에서 135일째 천막농성을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민주노총 광주본부 등이 또다른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에 가세했다.
광주시교육청이 전기사용을 불허하자 이 단체들은 인근 상가를 통한 전기공급 또는 소형·대형 발전기를 설치, 초겨울 날씨 속 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21일 학비노 광주지부에 따르면 시교육청과 ‘2020 단체교섭’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시작한 단체교섭은 이날 현재까지 교착상태다.
광주지부는 방학중 조리사·조리원 등 비근무자 근무 일수 확대와 전문상담사·영양사 등 상시 직종 연수 일수 보장 등을 주장하고 있다.
방학중 비근무자들의 경우, 별다른 소득이 없어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만큼 근무 일수를 늘려달라는 것이다. 전남 지역 학교 조리사는 365일, 조리원은 345일을 근무일수로 인정하고 있다. 광주는 조리사·조리원의 인정 근무일수가 290일 안팎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방학기간이 늘면서 어려움이 더욱 컸다고 광주지부는 주장했다.
전문상담사 등 상시직종의 경우 “사비로 연수를 하는 사례도 있다”며 전문성 제고를 위한 연수일수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양 측은 최근 집중교섭을 벌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광주지부는 청사 앞마당에서 135일째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시교육청은 폭염이 한창이던 지난 7월 이 농성장의 전기를 차단했다. 광주지부는 소형 발전기를 들여와 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이 과정에 어둠 속 농성장에서 이동하던 학비노 광주지부장이 계단에서 넘어져 크게 다쳐 병원치료를 받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민노총 광주본부 등의 노동단체가 합세, ‘전기차단에 따른 사고였다’며 시교육청과 교육감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 단체들은 광주지부 천막농성장 인근에 총 3개의 천막농성장을 추가 설치하는 등 농성 장기화를 예고하고 있다.
시교육청이 청사 내 전기사용을 여전히 불허하자 일부 단체는 50m 가량의 연결선을 이용, 인근 상가에서 전기를 끌어다 쓰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이날 오후 대형 발전기를 농성장 인근에 설치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시설 내에서 지부장이 다친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행대로 현 장소가 아닌 청사 내 다른 장소에 천막설치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 속 공공기관의 재산을 사전 협의도 없이 사용해 차단 조처했다. 하지만 이들도 직원들인 만큼 내부 협의를 거쳐 전기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