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공덕비에서 친일음악가가 만든 교가, 전범기 문양 교표(校標)에 일본식 용어의 생활규정까지 전남지역 일선 학교에 200건 가까운 친일 잔재가 청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전남도교육청은 16일 3·1만세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9개월 남짓 진행해온 학교 내 친일 잔재 청산작업을 1차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열린 학교 내 친일 잔재 청산 최종보고회에는 초·중·고 학교장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도 교육청은 지난 4월부터 전문가그룹이 참여한 가운데 전수조사를 벌여 169개 학교에서 일제 양식의 각종 석물과 교표, 친일음악가 작곡 교가, 일제식 용어가 포함된 학생생활규정 등 모두 175건의 친일잔재를 확인했다.
지난 8월 중간보고회 당시보다 학교수는 16곳, 건수는 7건 늘었다.
확인된 친일 잔재는 일제 양식의 석물 34건, 친일음악가 제작 교가 96건, 학생생활규정 33건, 교표(욱일기 양식) 12건 등이다.
도 교육청은 중간보고회를 통해 해당 학교에 청산 절차 등을 안내하고 관련 예산을 지원, 석물 주변에 안내문을 설치해 역사교육자료로 활용하고, 새 교가를 제작하는 등 청산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일제식 석물이 놓여 있던 16곳에는 ‘친일 잔재 안내문’이 설치됐다.
해당 석물이 일제 식민통치 협력자의 공적비이거나 일제양식이라는 사실을 알려 학생들의 역사교육에 적극 활용토록 했다.
친일음악가가 제작한 교가를 사용중인 14개 학교에 대해서도 예산을 지원, 교가를 새로 제작토록 했다. 이날 현재 10개 학교는 제작을 완료했고 4개 학교는 진행중이며 제작이 완료된 학교의 교가는 내년 1∼2월 중 2019학년도 졸업식부터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친일 잔재 용어가 포함된 학생생활규정 전체를 수정·보완했고, 욱일기 양식의 교표도 시대에 맞게 학교 자체적으로 8개교가 수정 보완했다.
도 교육청은 앞으로도 일제식 석물 안내문 설치, 새 교가 제작 등 학교 내 친일잔재 청산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역대 교육감 가운데 친일이나 항일 행적이 뚜렷한 사실에 대해서는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탑재할 계획이다.
장석웅 교육감은 “올해 3·1운동과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아 친일 잔재 청산 작업을 17개 시·도 중 가장 선도적으로 추진한 것을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며 “이를 계기로 우리 아이들이 역사의식을 갖춘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역사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