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정부 행사로 치러진 제89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이 3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렸다.
‘학생이 지켜온 정의, 그 위대한 역사의 시작’을 주제로 열린 이날 기념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각계 대표와 독립유공자, 유족, 일반 시민, 학생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학생이 주인공’이라는 행사 기조 속에서 기념식 진행은 전문 사회자가 아닌 광주제일고 2학년 이우진 군과 전남여고 2학년 노별 양이 맡았다.
기념식은 국민의례와 재현극 형태의 기념공연을 시작으로 독립유공자 포상·기념사·토크콘서트·학생의 날 노래 제창 순으로 이어졌다.
애국가 제창 때는 서울·부산·대구 등 전국 각지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각 지역을 상징하는 장소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이 함께 상영됐다.
기념공연은 음악과 영상을 곁들인 연극 형식으로 운동 전개과정을 재현했으며, 당시 사용됐던 독립운동 격문을 광주 지역 고등학생들이 직접 낭독했다.
기념공연에는 학생독립운동을 주도한 당시 광주 지역 고등학교의 재학생 10여명과 전문 배우가 참여했다.
기념식에서는 6인의 학생독립유공자를 발굴, 이 가운데 후손이 확인된 고(故)조아라·부기준·윤오례 독립지사 3인에 대한 포상을 전수했다.
이어 진행된 ‘토크콘서트’에서는 광주학생들이 ‘정의’ 대해 각자 의견을 밝히며 학생독립운동 정신의 의의를 기리고 계승을 다짐했다.
앞서 진행된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 참배에는 이낙연 총리와 학생 대표 6명, 생존 애국지사, 각계각층 인사가 나란히 참석해 학생운동정신에 대한 세대 간 소통의 의미를 더했다.
이날 기념식은 학생과 참석자들이 ‘학생의 날 노래’를 제창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낙연 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학생독립운동은 나주·광주에서 시작돼 전국 각지·간도 지역까지 확대된 항일독립운동이었다”면서 “정부는 학생독립운동 유공자를 더 발굴해 국가 차원에서 제대로 예우하겠다. 학생독립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은 늘 새 시대를 여는 주역이었다”면서 “1930년대 민족운동의 기폭제였으며, 그 정신이 해방 이후 대구 2·8운동, 마산 3·15 시위, 서울을 비롯한 4·19 혁명으로 불타 올랐다. 신군부 독재에 맞선 5·18 민주화운동과 2년 전 국정농단을 바로잡았던 촛불 혁명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학생독립운동은 1929년 10월30일 광주에서 나주로 가는 통학 열차 안에서 일본인 남학생이 여학생을 희롱하자 한국 남학생들이 격분하면서 시작됐다.
불의에 격분한 광주학생들은 메이지 일왕의 생일인 11월3일을 기해 광주 시내에서 가두시위와 동맹휴교 등을 펼쳤으며, 광주에서의 시위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개성·부산·대구 등 전국 각지로 독립운동이 확산됐다.
학생독립운동은 3·1운동과 6·10만세운동과 더불어 3대 항일 운동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