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접전, 박빙, 엎치락 뒤치락’ 광주·전남 시·도교육감 선거를 압축하는 표현이다.
안개가 걷히면서 유권자의 표심이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않았음이 확인된 것은 광주·전남 교육의 현 주소와 나아갈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6·13 지방선거 개표 결과에 따르면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38.0%를 득표해 35.8%를 얻은 이정선 후보를 단 2.2%포인트(1만4747표) 근소한 격차로 누르고 신승을 거뒀다.
장 교육감은 ‘3선’ 도전이라는 점이 선거운동 내내 발목을 잡았다. 유권자들이 장기집권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한 때문이다.
장 교육감도 당선 직후 “교육정책을 통해 누가 광주교육을 이끌 적임자인지 판단해야 하는데 단지 3선은 너무 오래한다는 구도로 선거 분위기가 흘러 안타까웠다”고 토로했다.
‘3선 거부감’은 장 교육감 지지세력의 관료화, 인사 불만 누적, 사학재단과의 갈등에 따른 정치력 부재 등이 실체라는 평가다.
선거가 치열했던 만큼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돼 포용적 리더십이 요구된다.
전교조 광주지부장 출신인 장 교육감은 재선기간 전교조 등 특정 지지세력과의 협치에 편중됐다는 비판을 받으며 소모적인 논란을 빚었다.
중단 없는 광주교육의 혁신을 위해 장 교육감이 이번 선거의 반대 세력과도 손을 잡아야 하는 이유다.
장 교육감을 지지하지 않았던 유권자가 전체 투표인 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반 장휘국’ 유권자들은 학력 신장과 청렴도 향상, 소통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장석웅 전남도교육감 당선자는 38.4%를 획득해 34.2%를 득표한 고석규 후보를 4.2%포인트(4만2514표) 차로 가까스로 따돌렸다.
선거운동 기간에 장 당선자가 고 후보의 ‘문재인 마케팅’에 부딪혀 고전을 면치 못한 것도 있지만, 그가 전교조 전국위원장 출신이라는 이력도 유권자들의 지지를 쉽게 확장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전남교육계 내부에서는 “장석웅 후보가 당선되면 전교조 소속 관계자들이 점령군 행세를 하며 급진적인 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며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같은 우려는 혁신이 추진됐던 광주 등 타 교육청과 달리 전남교육계에 아직도 관료주의적 문화가 뿌리깊게 남아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장 당선자 취임으로 전남 교육행정의 일대 변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직적 학교문화 탈피와 성과 중심주의 행정 개선, 수업방식과 평가 혁신 등이 대표적이다.
장 당선자는 전교조 출신으로 급진적 개혁을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을 반면교사로 삼겠다. 전교조 위원장 시절에도 합리적 대안으로 소통과 협력에 힘썼다”며 완급 조절을 시사했다.
광주·전남 유권자들이 전교조 출신 교육감을 선출한 만큼 보편적 교육복지 확대와 창의융합형 교육 추진 등 진보교육에 거는 기대도 크다.
문재인정부의 교육대개혁을 함께 할 적임자로 이들을 선택했다는 의미도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