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대학교 발전재단(이하, 서울대)이 서울대생 가족임을 표시하는 차량 스티커를 배포한 바 있는데, 전국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회가 학교 로고 등을 이용하여 학생을 위한 굿즈를 제작하는 것은 일상적인 편이지만, 대학이 학생 가족을 위해 굿즈를 제작·배포하는 일은 흔치 않다.
특히 이번 굿즈는 입시 성공의 정점으로 치부되는 서울대 로고를 활용하여, 그 보호자에게 ‘자식의 입시 성공은 부모의 업적임을 마음껏 과시하라.’고 부추긴 것이어서 그 천박한 발상에 각계의 비판이 거세다.
학벌주의에 찌든 사회에서는 특정 시기에 선점한 대학 이름으로 사회적 신분이 결정된다. 이런 사회에서는 능력과 노력보다 특권과 차별이 일상화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그간 국가인권위원회는 학벌주의를 조장하는 행태에 엄중하게 대처해 왔다.
대표적으로 한때 ‘특정 대학 합격 현수막 게시’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특정 대학 외의 학교에 진학하거나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학생, 학부모 등에게 소외감을 주는 등 교육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수차례 권고한 바 있다.
한편,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세대별로 살펴본 교육 인식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20∼30대 가운데 대학 서열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원은 학력에 대한 차별보다 일류대, 명문대를 중심으로 한 학벌에 따른 차별 인식은 점차 확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우리 단체는 사려 깊지 못한 사업으로 논란을 자초한 서울대에 유감을 표하는 한편, 이와 같은 행태에 경계를 세우고자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는 바이다.
또한, 서울대 굿즈 아래를 도도하게 흐르는 학벌주의에 맞서 건강한 가치를 싹 틔우겠다는 의지를 담아 학벌 없는 사회 굿즈(과잠, 핀버튼, 스터커 등)를 제작하려 한다.
- 8. 19.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