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진학부장협의회(이하 광주진협)가 수능 시행 현안에 대한 2024 수능 시험의 경향성 전망과 교과별 대비 방안에 대해 분석해서 발표했다.
광주진협은 수능시험을 공교육 교과과정 내에서 출제해서 수험생의 부담을 덜고 사교육비를 경감하겠다는 취지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학년 초부터 교육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안내하고 준비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표했다. 6월 모의평가가 끝나고 성적이 발표되기 전, 불과 수능시험이 140여 일 남은 상황에서, 수능시험 출제 기조 및 출제 범위와 관련된 이슈가 나오는 것은 수능을 준비해온 수험생들에게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다.
앞으로 시행될 9월 모의평가에서 국어 비문학 융합 지문 출제 여부, 공정한 변별력을 위한 수학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변화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 그동안 일반적으로 6월 모의평가는 출제 방향, 9월 모의평가는 난이도에 주목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9월 모의평가를 한번 치르고 70여 일 후 수능을 응시해야 하는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혼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능시험 관련 논란에 대한 수험생들의 수능 대비 방안은 갑작스러운 변화보다는 평소 해오던 대로 수능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기출문제와 EBS 수능연계교재를 꼼꼼하게 공부하며, 걱정되는 부분은 선생님과 상담하고 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EBS 50% 연계가 수능시험에 보다 구체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으니(예컨대, 국어 문학 지문 또는 비문학 지문 그대로 활용 등) 촘촘하게 공부하는 것을 권한다.
◎ 국어과목
광주진학부장협의회 소속 광덕고 진학부장으로 국어를 가르치는 신희돈 교사는 국어 영역 수능시험 출제 경향성 전망과 대비 방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정부가 학생에 대한 학력 진단을 강화하고 수능 국어 영역에서 공교육 교과 과정에서 벗어난 독서 통합 교과형 지문 등의 출제를 배제하라고 지시해 학생과 학부모, 진학지도 교사의 혼란이 예상된다. 결국 국어 영역은 국어 영역답게, 그리고 교과의 취지에 맞게 수능 문항을 출제하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 과도하게 전문적이고 복합적인 구조의 글로 학생들의 문해력과 논리적 사고를 평가하지 말고,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는 수준의 글로 평가하라는 취지이다.
그렇다면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는 수준은 교과서나 EBS 연계교재 지문 밖의 내용은 내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금년도 6월 모의평가는 이런 의미에서 정부의 지시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수준으로 출제됐다. 문학뿐 아니라 독서 영역도 EBS 연계 교재의 내용이 적극적으로 반영돼 체감 연계율을 많이 높였다. 확언할 수는 없지만 9월 모의평가와 수능의 출제 전망도 6월 모의평가와 유사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한다.
어려운 독서 영역 지문을 통해 확보했던 변별력은 문학 영역에서 EBS와 연계되지 않은 작품으로 난이도를 높여 변별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선택과목의 난이도를 올리는 방법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독서 영역 지문에서 추론적 독해를 요구하는 문항을 통해 어느 정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국어 영역의 수능 준비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주 어려웠던 독서 지문 대신 학생들이 공교육 교과과정을 이수했다면 충분히 독해할 수 있는 수준의 지문이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들이 지금처럼 EBS 연계교재의 내용을 중심으로 지난 3개년 정도의 기출문제 등을 분석하며 꾸준히 공부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영어과목
광주진학부장협의회 회장 광주대동고 진학부장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오창욱 교사는 영어 영역 수능시험 출제 경향성 전망과 대비 방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지난 6월 모의평가 난이도는 기존 시험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EBS 기준 오답률 상위 5문항은 빈칸추론(2문항), 문맥어휘(장문), 어법, 문장삽입 유형 문항으로 78, 74.3, 73.5, 68.9, 68.4% 였다. 전년도 6월 시험에서의 빈칸추론(4문항), 문장삽입 유형 문항으로 이뤄진 74.5, 72.7, 70.4, 66.2, 64.7%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2021년 6월 오답율도 빈칸추론(2문항), 글의순서(2문항), 문장삽입 유형 문항에서의 78.5, 77.3, 71.7, 69, 68%로 유사했다. 원점수 기준 90점 이상인 1등급 비율 측면에서도 이번 6월 시험은 6~7%대로 추정되며, 지난해와 2021년은 5.74%, 5.51%로 큰 차이는 없었다.
난이도 측면에서 차이는 없었으나 개별 문제 유형별 난이도와 풀이 과정에서는 어느 정도의 차별성이 있었던 시험으로 판단된다. 오답률 상위 5문항 유형을 비교해보면 이번 시험에서는 그동안 고난도 유형으로 분류되던 빈칸추론, 글의 순서, 문장삽입 유형이 기존에 비해 쉬운 수준으로 출제됐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빈칸추론 문항에서 오답지의 매력도가 높아 학생들에게 혼선을 주던 오답 선택지가 현저히 줄어들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장문에서 문맥어휘 문항도 지문의 내용 자체는 어려웠으나 EBS 교재와 간접 연계 지문이기 때문에 EBS 지문을 성실하게 공부한 학생이라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이었다. 일반 문맥어휘 문항도 최근 수년간 출제되지 않던 A, B, C 중 각각 문맥에 맞는 어휘를 고르는 예전 방식으로 출제돼 체감 난이도가 낮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작은 변화들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수능 영어 영역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문항 배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지만, 특정 문항들이 어렵게 출제되던 최근 경향에서는 벗어나 이번 6월 모의고사와 유사한 형태의 수능이 될 것으로 보인다. 1등급 5~7% 선을 유지하는 선에서 어느 정도의 변별력은 갖춘 시험으로 출제될 것으로 예상한다. 수험생들도 크게 동요하지 않고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대로 EBS 연계교재 위주로 학습하며 수능에 대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수학과목
광주진학부장협의회 소속 숭덕고 진학부장으로 수학을 가르치는 박영광 교사는 수학 영역 수능시험 출제 경향성 전망과 대비 방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가형과 나형을 구분하던 시험에서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으로 나누는 체제로 변화된 지금의 수능 수학은 지속적으로 시험의 난이도를 낮춰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상위권을 선별하고자 하는 킬러 문항의 난이도는 차츰 낮아져 왔으며, 반대로 준킬러 문항은 조금씩 난이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6월 모의평가의 경우 많은 문항들이 EBS 교재와 연계돼 성실하게 공부를 해왔던 학생들에게는 체감상 대체로 익숙하게 느껴질 상황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의 발언이 있기 전부터 이미 학생들이 이전보다 손쉽게 문제들을 풀어볼 수 있을 만한 문항들이 다수 출제되고 있었다. 특히 이번 6월 모의평가의 경우, 전통적으로 어렵게 체감할만한 29번, 30번 문항이 모두 적절한 수준으로 출제되는 등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많은 시도가 엿보였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기조가 유지된다면, 신유형 문항을 제외하고서라도 성실하게 학습한 학생이라면 누구나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따라서, 기본적인 개념 학습에 충실하는 것은 물론 개념들의 연관성을 잘 파악하고, 새롭게 출제될 유형의 문제에 대해 준비하며 보다 사고력을 높일 수 있는 문항들에 대한 학습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EBS 수능연계교재를 꼼꼼하게 학습할 뿐만 아니라 이전에 출제된 기출문제를 반복적으로 풀어보며 해결하기 어려운 유형의 이해도를 높여가야 한다. 특히 지속적으로 선택과목 보다는 공통과목이 다소 어렵게 출제되고 있으므로 공통과목 학습 비중을 좀 더 높여 학습에 임하면서, 동시에 초고난도의 킬러 문항들이 사라지고, 변별력 확보를 위한 준킬러 문항들이 다수 출제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기출문제 중 준킬러 문항들의 학습에 중점을 두고 학습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 총평
현재 수능 140여 일 앞둔 상황에서 수능 출제 범위와 경향에 대한 혼란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허나, 변화에 대한 방향성이 공교육 교육과정내에서의 출제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수능 시험일까지 학교수업에 더욱 충실히 참여하는 것이 최선의 대비 방안이라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