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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항일 투쟁’ 학생독립운동 92돌 기념식 광주서 거행

3·1운동, 6·10 만세운동과 더불어 3대 항일 투쟁으로 꼽히는 학생독립운동 92돌을 맞아 애국정신을 계승하는 기념식이 광주에서 거행됐다.
 
국가보훈처는 3일 오전 11시 광주 서구 학생독립운동기념탑 앞에서 ‘절벽엔들 꽃을 못 피우랴’를 주제로 제92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을 열었다.

 

기념식에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비롯해 각계 대표와 독립유공자, 유족, 시민, 학생 등 9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은 예년과 달리 코로나19 감염 위험 최소화를 위해 현장 참석은 제한하고 학생들을 중심으로 온라인 참여를 확대했다.

 

특히 애국 정신을 계승한다는 취지를 살려 당시 운동을 이끈 학교에 재학 중인 후배들이 행사의 중심에 섰다.

 

기념식은 ▲주제 영상 상영 ▲헌화·분향 ▲국민의례·애국가 제창 ▲기념공연 ▲기념사 ▲’학생의 날’ 노래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국기에 대한 경례문은 육군 제2공병여단 나성원 상병이 낭독했다. 나 상병의 외증조 할아버지(故 전충식 애국지사)와 증조할머니(故 최현수 애국지사)는 모두 학생독립운동 유공자다. 나 상병은 미국 시민권자였지만 지난해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하고 군에 입대해 선조의 뜻을 이었다.

 

애국가는 1929년 학생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전국 4개교(광주제일고·대전 호수돈여고·부산 동래고·서울 오산고)의 후배 학생들이 함께 불렀다.

 

운동 당시 평안북도 정주군에 있던 오산고와 황해북도 개성시의 호수돈여고는 6·25 한국전쟁 이후 남하해 지금의 위치에서 다시 문을 연 학교다.

 

기념공연 1막 ‘1929, 독립의 횃불이 되어’를 주제로, 학생독립운동을 이끈 고(故) 박준채 애국지사의 옥중 수기 ‘감옥 안에 꽃피는 겨레의 얼’이 울려퍼졌다. 낭독은 박 지사의 모교 광주제일고 학생 김성준 군이 낭독했다.

 

이어 2막 ‘2021,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하여’에서는 영상 공연과 합창이 펼쳐졌다.

 

영상 공연 ‘오늘을 마주한 독립운동가’는 고(故) 강해석 애국지사가 과거에서 2021년으로 돌아와 학생독립운동 이야기를 미래 세대에게 전했다. 독립운동가들이 그리던 나라, 오늘의 대한민국을 미래 세대가 자랑스러운 나라로 이어가달라고 당부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강 애국지사는 1928년 광주에서 비밀결사인 성진회를 이끌었으며 2005년 애족장에 추서됐다. 강 애국지사의 동생 강석원·사채 지사도 독립운동에 헌신하는 등 이 가문에선 6명의 독립유공자가 나왔다.

 

가수 이소정과 광주학생연합 뮤지컬팀 8명이 ‘나의 영웅’을 합창하며 희생·헌신으로 지켜 오늘의 대한민국을 물려준 선열들에 감사함을 전했다.

 

기념식은 참석자 모두 일어서서 ‘학생의 날 노래’를 제창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학생독립운동 참여 5개 학교 후배 학생들도 영상을 통해 합창에 함께해 정신 계승 의지를 다졌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기념 영상 메시지를 통해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선배, 학생, 독립운동가들과 애국선열들의 명복을 빕니다. 92년 전 우리의 선배 학생들은 ‘절벽에라도 독립의 꽃을 피우겠다’는 결의를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실천에 옮겼다”고 밝혔다.

 

이어 “일제의 삼엄한 감시와 탄압 속에서도 내 이웃, 내 동포가 당하는 억울함과 부당함을 참지 못하고 담대하고 정의로운 결심으로 끝내 일어섰다”며 “마침내 전국 5만4000여 명이 참여한 학생독립운동을 통해 조국 광복의 불꽃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 독립을 이뤄낸 선배 청년 학생들의 뜻이 있었기 때문에 광복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내고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는 정의의 역사를 만들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92년 전 학생독립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민주가 어떻게 성취됐는지를 후세에 온전히 전하고 영원히 이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부 대표로 참석한 유 부총리는 기념사에서 “선배 학생들의 정의로운 함성은 민족 독립투쟁의 불씨가 돼 광복의 큰 원동력이 됐다”며 “대한민국의 역사는 불의에 굴하지 않는 청년들의 용기가 만들어냈다. 온갖 억압에도 독립을 되찾았고 해방 조국의 자유를 지켜냈으며 민주주의·정의의 역사를 만들었고, 불굴의 청년 정신은 오늘날까지 계승돼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저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행사에 앞서 유 부총리는 기념탑을 참배하며 방명록에 ‘광주 학생독립운동 92년! 불의에 굴하지 않는 청년정신, 나라와 겨레의 빛으로 이어가겠습니다’라고 썼다.

 

국기에 대한 경례문을 읽은 나 상병은 “국기에 대한 경례 음악이 크고 웅장했다. 주변을 태극기가 둘러싸고 있으니 마치 학생독립운동 그날에 있는 느낌이다.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광주자연과학고 3학년 이정우 군은 “제 또래 학생들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썼다는 점이 감격스럽다. 지사들의 정신을 본받아 나라를 사랑하는 청년으로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학생독립운동은 1929년 10월30일 광주~나주 통학 열차 안에서 일본인 남학생이 여학생을 희롱한 데 격분한 학생들이 메이지 일왕의 생일인 같은 해 11월3일을 기해 광주 시내에서 가두 시위와 동맹휴교 등을 펼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30년 3월까지 5개월간 서울·부산·대전·대구·개성·원산·평양·함흥 등 전국 각지는 물론이고, 간도와 연해주, 일본 등 해외까지 확산됐다. 전국 320여 개 학교, 학생 5만4000여 명이 참여했다.
 
학생독립운동은 3·1운동과 6·10 만세운동과 더불어 3대 항일 투쟁으로 평가받아 재재작년 처음으로 기념식이 보훈처·교육부 공동 주관 정부 공식 행사로 격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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