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모든 학교 3주 휴업으로 교육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특히, 코로나19의 장기화는 올해 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의 진로 계획과 입시 준비에도 큰 차질이 우려된다.
일생에 한 번뿐인 졸업식과 입학식이 내부행사로 치러지거나 취소된 데 이어 코로나19의 여파는 새 학년이 시작된 3월까지 계속되고 있다.
중국 우한 교민들이 격리돼 있던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인근의 학교들은 2월 개학 일정을 2주가량 연기한 데 이어 이달 새 학년 개학 일정도 일괄 3주를 연기하면서 한 달을 훌쩍 넘기는 공백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교육 당국이 학원과 교습소의 휴원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지만, 휴원하는 곳은 오히려 줄고 있다.
7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5일 오후 6시 기준으로 도내 학원·교습소 3117곳 중 2038곳이 휴원에 참여해 휴원율은 65%로 집계됐다.
지난 3일 오후 6시 기준으로 70%인 2184곳이 휴원한 것과 비교하면 146곳이나 감소한 수치다.
학원과 교습소의 운영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다 보니 더 이상의 휴원 연장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도교육청도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교육부에 학원과 교습소의 휴원에 따른 지원방안을 교육부에 건의한 상태다.
마스크 대란에 따른 해프닝도 발생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마스크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학교에 비축한 마스크를 국민에게 공급할 것을 교육청에 권고했다가 취소해 학교 현장의 혼란을 가중하기도 했다.
결국 발표 사흘 만에 없던 일이 됐지만, 학생들의 비축 마스크를 정부가 빼앗는 모양새가 돼 교육계가 정부 정책을 불신하는 단초가 됐다.
휴업 기간 유·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긴급돌봄은 신청자가 저조한 데다 신청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아동만 실제 긴급돌봄에 참여하고 있다.
자녀들의 감염을 우려한 학부모들의 근심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도교육청의 긴급돌봄에 유치원은 신청원아 1012명 중 501명(49.6%)만 실제로 참여하고, 과반이 넘는 511명이 참여하지 않았다.
초등학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아 긴급돌봄 신청 669명 중 343명(51.2%)만 참여하고 326명이 참여하지 않았다.
도교육청의 사전 학부모 수요조사에서는 146개 유치원에 1096명(6.8%), 초등학교는 133개 초등학교에서 685명(1.2%)만 긴급돌봄을 신청했다.
3주 휴업은 또 다른 문제를 만들었다. 휴업에 따라 출근하지 않는 교육 공무직종 근로자들이 무급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도교육청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합의로 개학 연기에 따른 방학 중 비근무자의 3주간 근무 공백에 따른 임금 보전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학교비정규직 노조와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은 개학 연기와 함께 3주간의 휴업으로 줄어든 3월 임금을 맞춤형 복지비와 정기상여금, 연차수당을 미리 지급하거나 임금을 선지급하는 안을 제안했다.
방학 기간 조정으로 전체 수업일수는 같다. 방학 중 비근무자의 연간 근무 일수도 같아 총액에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휴업의 여파로 학교운영위원회 위원 선출 일정도 4월로 연기됐다.
오는 20일부터 도내 일원에서 사전경기를 시작으로 4월 3일부터 4일까지 개최할 예정이던 소년체육대회도 학생 선수들과 지도자, 학부모 등의 안전을 고려해 잠정 연기됐다.
김병우 교육감도 간부회의에서 “전에 없던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앞으로 전개될 교육과정이 차질 없도록 긴 호흡으로 임해 달라”며 “수험생은 3월 진로 계획과 입시 준비로 중요한 시기인데 이달 23일 이후에도 일정변동이 가변적이어서 수험생과 학부모가 어려운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도록 지원과 관심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