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학원(學園) 강석범 선생의 탄신 10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학교법인 제주아남학원(이사장 강영민)은 지난 8일 오후 제주시 메종글래드 호텔에서 ‘강석범 선생의 탄신 10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기념식에는 원희룡 제주지사를 비롯해 강영민 제주아남학원 이사장, 고경실 제주시장, 김황국 제주도의회 부의장, 고충석 제주국제대 총장, 문영택 전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진찬순 제주중앙고총동문회장, 조명철 전 제주문화원장, 고인의 가족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고 강석범 선생의 생애를 기리는 회고사로 시작해 그의 도전 정신과 성취를 담은 영상 상영과 기념 강연, 고인의 장남인 강영민 이사장의 사망부가(思亡父歌)의 순서로 진행됐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우리나라 눈부신 발전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뜨거운 교육열이 원동력이었다”며 “제주 교육의 기둥으로서 교육열을 온몸으로 불태우며 수많은 학생에게 배움의 기회를 열어주신 고 강석범 선생의 도전과 성취의 일생은 제주 교육의 역사와 그 자체”라고 말했다.
고 강석범 선생은 1917년에 태어나 1967년 사학재단인 학교법인 명륜학원을 설립한 후 제주중학교, 제주상업고등학교(현 중앙고), 제주전문대학(지금의 국제대)를 개교했다. 제주에서 개인이 3개 사립학교를 설립한 것은 제주 교육 역사에서 유일하다.
그는 학교법인 설립 후 제주중 교장, 제주상고 교장, 제주전문대 학장을 지냈으며, 1976년부터 1979년까지 제주도 교육회장을 역임했다. 학원(學園)은 강석범 선생이 생전 스스로 지어 사용했던 아호다.
그의 끊임없는 제주교육 발전에 대한 집념과 제자를 사랑했던 정신은 지금도 도민사회에 회자된다. 그가 교육 발자취와 함께 남긴 수많은 기행과 일화도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제주 장년층 사회에서는 심심찮은 화젯거리다.
명륜학원은 그가 작고(1979년 8월)한 지 5년 후인 1984년 제주전문대의 재정난으로 부도를 맞았으나 그의 장남인 강영민(제주아남학원 이사장·의학박사)씨가 제주중학교를 살리고 1994년 제주영주고등학교를 설립해 명맥을 이었다. 이후 명륜학원은 아남학원으로 이름을 바꿔 지금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