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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개학에 학생·학부모 속 터진다는데…교육부 자화자찬 논란

교육부가 지난 16일 2차 온라인개학에 대해 “비교적 성공적”이라는 자평을 내놓자 일선 학교와 학생, 학부모 등 현장 반응과는 동떨어지는 ‘자화자찬’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교육부는 이른바 서버 과부하로 인한 ‘먹통’ 현상은 없었다는 것인데, 실제 학생과 학부모들은 동영상 끊김 또는 로그인 오류로 수업 차질을 호소하고 있다.

17일 교육계에서는 초·중·고등학생 550만명 중 총 400만명이 온라인 개학에 참여하는 만큼 우려되던 ‘접속 대란’까지는 없었지만, 짧은 동영상 하나도 원활하게 학습하기 어려운 사례가 다반사라 꾸준한 안정화 및 개선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편하다는 학생 vs 문제 없다는 교육부·기관 ‘온도차’

16일은 지난 9일에 이어 두 번째 온라인 개학이었다. 9일은 중·고등학교 3학년 학생만 86만명 규모였으나 16일에는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총 7개 학년 312만명이 추가로 개학한 만큼 사실상 ‘본선’이었다.

그러나 이날 온라인개학 수업이 시작되는 9시께 학습관리시스템(LMS)인 e학습터와 EBS 온라인 클래스, 위두랑, 클래스팅 등 원격수업에 활용되는 플랫폼의 크고 작은 오류가 이어졌다.

오전 9시께 양대 학습관리시스템(LMS) 최고 동시접속자는 EBS 온라인 클래스가 67만5000명, e학습터는 66만4000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보다 약 3배 늘어난 수치다.

e학습터는 오전 9시부터 약 30분간 구글·네이버·카카오 등 소셜로그인 기능이 차단돼 학생들의 수업에 차질이 있었다. 또한 서울과 대구에 분산된 서버에서 로그인이 1~2분 정도 소요됐다.

원격수업 학급운영 커뮤니티인 ‘위두랑’도 이날 오전 9시40분께 긴급 서비스 점검으로 서비스를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EBS 온라인 클래스도 로그인이 1~2분 지연되거나 동영상이 수시로 끊기는 등 불편이 계속 됐다. 그나마 하루 전날(15일) 총선 투표소로 활용된 학교는 오후 1시부터 수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접속이 분산된 결과였다.

그러나 교육부와 두 LMS를 운영하는 EBS,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평가는 “전반적으로 원활했다”는 반응이었다.

박백범 차관은 16일 신학기 개학 추진단 회의 브리핑에서 “거대한 정보화시스템으로 하루만에 안정화 되지 않는다”면서 “생각보다 무난하게 ‘먹통’ 현상 없이 지나간 것만으로도 비교적 정상화됐으며 성공적이라 이야기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김유열 EBS 부사장 겸 현장상황실장은 “동영상 지연 현상은 대단히 국소적이고 일부분에 한정된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동영상 지연 현상을 경험하지 못하고 원활히 학습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LMS인 e학습터와 학급운영 커뮤니티 위두랑을 관리하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도 당시 소셜 로그인 기능 외 접속은 문제 없이 원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교육부와 담당기관들은 실제 현장의 다양한 불편 사례를 구체적으로 지적하자 그때서야 일부 오류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BS는 온라인 클래스를 사용하려고 준비 중이던 초등학교에 초등학교 서비스를 차단하고도 “e학습터를 이용하라”고 충분히 안내하지 않아 일선 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 모두 수업이 차질을 빚는 일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KERIS는 핵심 서비스인 e학습터 접속을 원활하게 하는데 집중하느라 위두랑은 접속 부하를 분산하는 작업이 미리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평소 7만명이 사용하던 이 플랫폼에 16일 8만명이 접속했는데 바로 과부하로 이어진 것이다.

KERIS 김진숙 교육서비스본부장은 “단 1명의 교사가 들어와도 안정적으로 운용돼야 하는 게 맞다”면서 “서비스 안정화에 더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브리핑 말미에 “수요자 입장에서 원활한 로그인과 영상 콘텐츠 재생이 끊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며 “부족한 점은 적응기간을 거쳐 고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부모개학’? 워킹맘들 ‘부글부글’

초등학교 고학년인 4~6학년까지 개학하면서, 학생만큼이나 답답함을 호소한 이들은 바로 학부모들이었다. 맘카페 등에서는 ‘부모개학’이라는 반응까지 나왔을 정도다.

부모 중 한명이라도 집에 있는 경우에는 옆에서 아이의 학습을 지켜보거나 컴퓨터와 웹캠, 스피커 등 장비 설정을 도와줄 수 있지만 맞벌이 부부이거나 집에 보호자가 없는 경우에는 옆에서 직접 도와줄 수도 없어서 난처함을 겪는 경우가 다반사다.

전북 전주에서 초등학생 자녀 를 둔 워킹맘 김모(48)씨는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아이가 5분, 10분 간격으로 전화를 걸어 소리가 안 들린다고 도움을 요청하는데다 실제 수업에 집중을 잘 하고 있는지 걱정도 된다”면서 “수업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시간 때우기에 가깝지 교육이라 보기 어렵지 않느냐”고 말했다.

초등학생 4학년 자녀를 둔 다른 학부모는 “아이 1명인데도 이렇게 힘들고 정신이 없는데 자녀 2~3명 있는 집은 죽을 맛일 것 같다”며 “거의 고문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교에서 원격수업을 받을 수 있는 초등 긴급돌봄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온라인개학으로 원격수업이 이뤄지는 동안 기업에 워킹맘의 재택근무를 권고해 달라는 게시글이 올라오는 등 온라인개학 관련 부모, 특히 워킹맘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교수학습법상 학생들이 원격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이요훈 IT칼럼니스트는 “해외에서는 원격수업 도중 기술적으로 돌발퀴즈를 낸다든지 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만약 집중하지 않는 학생들에 대한 보완이 이뤄지지 않으면 교육격차가 심화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20일에는 마지막으로 초등학교 1~3학년까지 온라인개학에 합류한다.

초등학교 1~2학년은 EBS 방송을 시청하거나 각 학교가 1주 단위로 발송하는 학습지 등 학습꾸러미를 활용하면서 원격수업을 보내게 된다. 이 학생들 역시 부모가 옆에서 도와줘야 하는 만큼 온라인 개학 관련 피로도는 더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신현욱 정책본부장은 “일선 교사들은 시스템이라도 돌아가서 다행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학교 종류와 특성에 따라 구체적인 불편함을 호소가 나온다”고 말했다.

또한 “초등학교 고학년도 워킹맘들이 어떻게 집중시켜야 할 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온다”며 “산적한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가려는 자세와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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