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3이 치르는 2021학년도 수능개편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공청회가 21일 마무리됐다. 교육부는 이달 31일 수능개편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학 교수, 고교 교사, 교육단체, 학부모단체 등은 21일 오후 교육부가 대전 충남대에서 개최한 ‘2021학년도 수능개편시안 4차 공청회’에 참석해 격론을 벌였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수능 절대평가 ‘일부 과목 확대'(1안)와 ‘전 과목 도입'(2안)을 둘러싼 공방이 계속됐고, 수능과 EBS 연계율 개선 방안은 수능과 EBS 연계율을 70%로 유지하되 개선하는 방안(1안)보다는 축소 또는 폐지하는 방안(2안)에 힘이 실렸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은 교육부가 제안한 수능 절대평가 전 과목 도입안을 수정·보완, 국어와 영어, 수학 공통과목에 한해 절대평가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소장은 “‘일부 과목 절대평가’는 교과 간 불균형 현상을 일으키고, 상대평가 과목(특히 수학)에 (사교육이)쏠려 학생과 학부모의 수능 준비 부담을 줄일 수 없다”며 “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절대평가를 국,영, 수 공통과목으로 제한하고, 동점자 처리 방안을 마련해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하 중일고 교사도 2안에 찬성했다. 이 교사는 “고교 교육이 수능 상대평가에 종속돼 한 문제라도 더 맞도록 무한 경쟁을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교육의 본질에 상치된다”며 “수능 평가 방식이 고등학생으로서 이수해야 할 학력 성취 수준을 진단하는 ‘절대평가’에 목표를 둘 때, 고교는 수능 시험에 짓눌리지 않고 학생들의 꿈과 끼를 반영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조정기 순천향대 수학과 교수는 ‘수능 절대평가 일부 과목 확대’ 편에 섰다. 조 교수는 “우선 1안으로 시작하고 충분한 연구 검토를 거쳐 단계적으로 확대하다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 고교학점제 등과 함께 전면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검토가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수능 절대평가 전 과목 도입 시 생길 수 있는 혼란을 방지하려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권기창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장도 “일부 과목 시범 운영으로 성과와 문제점을 검토한 후 전면 시행으로 가는 것이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로 인해 수능이 무력화 되면 수능과 내신, 학생부를 비롯해 모든 전형 요소가 학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의견을 같이했다.
수능과 EBS 연계율은 축소 또는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많았다.
안 소장은 “현재 수능과 EBS 연계 정책에 의해 출간되는 ‘EBS 수능 연계 교재’는 학교 교과서를 대체할 정도로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고, 교재 내용을 암기하도록 유도해 지식 암기 중심의 학습을 고착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고교 교육과정 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연계율을 축소·폐지하되, EBS강좌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취약지역 학생들이 수능 대비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학생들의 기본 성취도 평가를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인지 숙고해 보아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학생들이 다양한 문제 유형을 접해 사고의 유연성을 기를 수 있도록 (수능과 EBS)연계 출제는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교육부는 네 차례에 걸쳐 개최한 2021학년도 수능개편시안 권역별 공청회에서 청취한 의견 등을 반영해 오는 31일 수능개편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