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수능개편시안이 확정돼 시행될 경우 올해 중학교 3학년부터 적용받게 된다.
교육부가 수능개선위원회를 구성해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한 개편시안에 따르면 수능 절대평가 과목은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 제2외국어·한문 등 4개 과목 또는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 선택 1과목(사회탐구·과학탐구·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 등 수능 전 과목(7개)으로 확대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수능과 EBS 교재 연계율을 축소·폐지하거나 연계율을 유지하되 연계 방식을 개선하는 것도 특징이다.
교육부는 사교육비를 경감한다는 취지로 수능과 EBS 교재의 연계율을 70%로 유지했는데 교과서 대신 EBS 교재 문제풀이 수업, EBS 교재 영어지문 해석본 암기 등 부작용이 많았다는 이유다. 현재중3 이하 학생들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변별력 문제없어’ vs ‘학습부담 줄지만 변별력 하락’
입시전문가들은 1안과 관련, 새로 도입되는 통합사회·통합과학은 1학년 때 배우는 공통과정이기 때문에 절대평가를 도입하면 수험생에게 큰 부담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2외국어·한문은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기 쉬운 아랍어로 쏠리는 현상이 심각해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기 때문에 역시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또 국어, 수학, 사회탐구·과학탐구·직업탐구(1과목 선택)만 현재처럼 표준점수와 백분위, 9등급(상대평가)을 제공하면 대학에서는 정시모집에서 수능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더라도 변별력에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상대평가 과목에 대한 학습이 집중되면서 과목 간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고, 현 대입 제도의 틀이 상당부분 유지되면서 학생부와 수능을 동시에 관리해야 해 학생의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수능 전 과목을 절대평가하는 2안에 대해서는 수험생의 학습 부담이 줄겠지만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행 제도에서는 학생부 위주로 선발하는 수시와 수능 위주로 선발하는 정시라는 2가지 입시 틀이 있는데, 정시에서 절대평가 9등급제의 수능으로는 변별력이 떨어져 선발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현 대입 제도의 근간인 수능의 변별력 약화에 따른 대학의 다른 입학전형 개발 및 비중 강화, 학생부 중심 전형 확대 등의 부작용도 예상된다.
이투스 김병진 교육평가연구소 소장은 “학생부 중심 전형이 확대되면 평가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수 있고, 대학에서 추가 전형을 별도로 개발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추가 전형 개발이 대학별고사의 부활로 연결될 경우 이를 대비하는 학생들의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시가 늘어나면 학생부 비중이 높아지면서 내신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학생부 종합전형의 공정성에 대한 제기는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울대를 비롯한 최상위권 대학과 의학계열 등 일부 모집단위에서는 아예 정시모집을 없애고 수시모집을 통해서만 학생을 선발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3 이하 학생 학생부 중요···특목고·자사고 불리
현행 고교 내신 상대평가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수능 개편안이 어떤 방향으로 확정되는가와 상관없이 학생부는 중요한 전형요소이기 때문에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에 대비하기 위해 1학년 때부터 비교과 활동을 열심히 하고 진로선택을 미리 해 이에 맞춘 학교 활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수능 개편안이 1안으로 확정되면 현행 제도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고 수능도 중요하기 때문에 수능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 수능 개편안이 2안으로 확정되면 수능 비중은 대폭 줄고 정시 비중도 축소될 가능성이 많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생부 성적 위주로 대학을 가게 되기 때문에 학교 중간·기말고사 공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향후 고교 내신절대평가제가 실시될 경우 수능과 함께 내신의 변별력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종 비교과 활동과 학습 과정이 우수한 고등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대입에 유리할 수도 있다. 각 대학이 수능과 내신 중심 전형의 정원을 줄이고, 학생부종합전형의 정원을 늘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은 수능 전 과목이 절대평가로 전환되고 수시에서 논술고사와 교과 특기자 전형이 없어지면 원하는 대학을 가는 데 지금보다 불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상대적으로 내신이 불리한 자사고, 특목고 학생 등 상위권 수험생들은 대입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학생부 교과 전형보다는 학생부종합전형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