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여성단체연합이 수업 중 성불평등 영화를 상영한 문제로 수사를 받다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배이상헌 교사와 지지모임의 사과를 촉구했다.
여성단체연합은 16일 성명을 내고 “해당 교사는 수업 중 발생한 일들에 대해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지지모임은 지금까지 해 온 무수한 2차 가해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밝혔다.
이어 “광주시교육청은 보호라는 미명 아래 학생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해당 교사에 대한 처벌 및 재발방지 대책을 제시하라”고 주문했다.
광주 모 중학교 도덕교사였던 배이상헌씨는 재작년 9∼10월 1학년, 지난해 3월 2학년을 대상으로 ‘성과 윤리’ 수업을 하면서 프랑스 단편영화 ‘억압당하는 다수'(Oppressed Majority·2010)를 상영했다. 10분 분량의 이 영화는 남녀 간 성역할을 뒤바꾼 ‘미러링 기법’을 활용, 성불평등을 다루고 있다.
교육청은 지난해 6월 일부 학부모로부터 민원이 제기되자 성비위 사건 매뉴얼에 따라 그해 7월24일 배이상헌 교사를 직위해제했다.
경찰은 여성 신체 일부가 노출되는 장면 등 일부 장면들이 중학생이 관람하기엔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해당 교사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했다.
여성단체연합은 “해당 교사는 처음부터 자신의 SNS를 비롯한 다양한 방법으로, 지속적으로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해당 교사의 지지모임이 만들어지고 이 사안 자체를 교육청의 행정폭력으로 프레임화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경청됐어야 할 학생들의 존재는 까맣게 지워졌다”고 주장했다.
“성교육 과정은 그 자체가 감수성 훈련의 과정이다. 성찰과 반성 없이 철저히 이 사안을 영화의 옳고 그름의 문제로 가져가 버리며 문제 자체를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고도 했다.
이들은 “학생들은 해당 교사의 왜곡된 말만큼이나 학생들을 공격한 지지모임 구성원들의 말들에 더 큰 상처를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해당 교사와 지지모임 구성원들이 내뱉은 무수한 말들은 학생들에게 또 다른 상처이자 고통이었음을 똑똑히 인식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시교육청은 이 사안이 시작된 시점부터 검찰의 불기소 이후까지 어떠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해당 교사가 분리조치를 위반하고, SNS를 이용할 때조차 어떤 조치도 하지 않고 학생들이 자신의 안전을 걱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여성단체연합은 배이상헌 교사와 지지모임의 사과, 교육청의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거듭 요구했다.
한편, 배이상헌 교사 지지모임은 직위해제와 처벌 논의에 대한 시교육청의 사과를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