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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성불평등 영화 상영 교사 직위해제 처분 정당”

성교육 수업 중 신체 노출 장면이 담긴 프랑스 단편영화를 상영한 중학교 도덕교사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제2행정부(재판장 이기리 부장판사)는 12일 도덕교사 배이상헌씨가 광주시 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낸 직위해제처분 취소소송에서 배이 교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배이 교사는 재작년 9∼10월 1학년, 지난해 3월 2학년을 대상으로 ‘성과 윤리’ 수업을 하면서 프랑스 단편영화 ‘억압당하는 다수'(Oppressed Majority·2010)를 상영했다. 10분 분량의 이 영화는 남녀 간 성역할을 뒤바꾼 ‘미러링 기법’을 활용, 성불평등을 다루고 있다.

 

육아를 책임진 남성이 여성들에게 성희롱과 성폭행을 당하고, 여성 경찰관이 가해여성 편에서 수사하는가 하면 남성들이 상의를 벗고 거리를 활보하는 현실의 모습을 빗대 여성 배우들이 상의를 탈의한 채 공공장소를 거니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6월 일부 학부모로부터 민원이 제기되자 성비위 사건 지침에 따라 학생 전수조사에 이어 배이 교사의 수업 배제와 함께 수사를 의뢰했다. 

 

배이 교사가 이에 반발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공개적으로 비판 글을 연재하자 지난해 7월 24일 배이 교사를 직위해제했다.

 

배이 교사는 ‘교육장은 처분 전 소명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고, 직위해제 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직위해제는 처분 당시 상황을 바탕으로 적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가처분적인 성격으로, 소명 기회를 부여하지 않아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학생들이 불쾌감과 성적 수치심을 느꼈던 점, 원고의 (교육청 지도사항) 불응 등으로 미뤄 직위해제 사유가 인정된다.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배이 교사는 항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8월 11일 배이 교사는 검찰에서 ‘혐의 없음’ 처분을 받고 1년여 만에 지위를 회복, 다른 학교로 발령났다. 

 

시교육청은 이후 수업 중 부적절한 발언, 수업 배제 불응, SNS를 통한 신고 학생들에 대한 가해 등을 이유로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서부교육지원청은 중징계 의결이 요구된 교사로 학교에서 정상적 학생 지도와 교육 활동 등의 업무 수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 지난달 19일 다시 한 번 배이 교사의 직위를 해제했다. 

 

하지만 교육장은 “징계 결과가 나오기 전 까지 굳이 직위를 해제할 필요가 없다”며 이 처분을 직권 취소했다. 배이 교사에 대한 징계위원회는 13일 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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