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도시계획위, 학교 용도 폐지 조건부 의결
지구단위계획 협상, ‘매각이냐 vs 자체 개발이냐’
2년 전 낙찰 무효 경험, 매각 재개 여부 관심사
광주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평가받고 있는 호남대학교 쌍촌캠퍼스에 대한 도시계획상 학교 용도가 최종 폐지되면서 매각이나 개발 방향 등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학교 용도 폐지로 땅의 가치가 높아진 상황이어서 막대한 매입 비용과 ‘아파트 숲’ 난개발 우려를 감수하고라도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지도 관심사이다.
지난 17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최근 호남대 쌍촌캠퍼스 내 시설용지 6만4116㎡에 대한 사전협상을 통해 도시계획상 학교 용도 폐지를 결정했다.
사전협상은 도심 난개발을 막기 위해 국토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올해 3월 제정된 시 조례에 따라 실시된 첫번째 사례로, 전국적으로는 서울·부산·대구·광주·경기 부천 등 5곳에서 조례가 제정돼 그동안 5건의 협상이 완료됐다.
이번 사전협상에서는 교육부가 2014년 9월 쌍촌캠퍼스 부지 매각 허가와 이듬해 2월 대학교(캠퍼스) 인가 폐지를 각각 승인한 데 이어 쌍촌캠퍼스에 있던 교육시설들이 모두 광산캠퍼스로 이전해 도심속 유휴부지로 남아 있는 점이 두루 인정됐다.
호남대 학교법인인 성인학원은 앞서 2015년 4월에도 쌍촌캠퍼스 도시계획시설 폐지를 신청했으나 이후 취하하면서 논의가 중단됐다가 2년5개월 만에 재개돼 의결됐다.
시는 다음주 중으로 성인학원 측에 도시계획 용도 폐지를 통보할 예정이며, 법인 측은 10월 중으로 본목적이나 다름 없는 지구단위계획, 즉 해당 부지를 어떤 식으로 개발할지 기본적인 밑그림을 시에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6개월 안에 시와 협상을 마무리한 뒤 다시 짧으면 3개월, 길면 5개월 간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내년 이맘 때쯤 사업계획 승인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호남대 측이 캠퍼스 부지를 특정 용도로 먼저 조성한 뒤 매각할지, 조성 전 학교 부지 그대로 매각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단, 과거 전남도 임업시험장으로 쓰였던 쌍촌캠퍼스 내 울창한 수목들이 최근 전남 함평 호남대 조경학과 농림용으로 옮겨진 사실이 확인되면서 부지 매각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해당 부지는 제2종 일반주거 지역이어서 상록회관에서와 같은 복잡한 종상향 절차는 필요 없으나, ‘일반주거’로 한정돼 있어 대형 할인마트나 상업시설은 들어서기 어렵다보니 아파트 단지 조성이 우선 유력시되고 있다.
실제 호반건설 계열사인 티에스리빙이 2015년 1월 해당 부지를 최저입찰가보다 600억원이나 많은 1651억원에 사들였다가 7개월 뒤 해지한 바 있는 데다가 인근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1000만원을 훌쩍 넘기고 있어 사업성이 뛰어나고 번화가인 상무지구와 도시철도 1호선과 맞닿아 있어 아파트 업계에서는 ‘마지막 노른자위’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학교 용도 폐지로 땅의 가치가 상승할 경우 매입 부담이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어 고가 매입에 따른 분양가 상승과 난개발 논란을 모두 딛고 매입자가 나올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감정평가액의 20%를 기부채납해야 하고, 지구단위계획 협상 과정에서 공원과 도로는 물론 인근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넉넉히 수용하는 문제도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특혜, 난개발 등의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여러 절차적 장치가 마련돼 있고, 사전협상은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다”며 “6∼8개월 후이면 윤곽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