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주민 30여만 명의 공공의료·보건행정을 책임지는 서구보건소장이 또다시 공석이 돼 논란이다.
전임 보건소장이 내부 갑질·보건지소 내 춤판 등으로 징계를 받아 물러난 데 이어, 첫 외부 공모를 거쳐 임명된 현직 보건소장은 임기를 채 반도 채우지 못하고 목포의료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13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신임 목포의료원장으로 내정된 이원구 서구 보건소장이 지난 10일 자진 사임했다.
임기(2년)의 반도 채우지 못하고 8개월여 만에 자리를 옮기는 셈이다.
서구는 신임소장 적격요건을 갖춘 기존 직원이 없다고 판단해 4개월간 첫 외부 공모를 진행했다.
앞서 재직했던 보건소장은 취임 1년여 만에 직원에게 갑질을 일삼고 보건지소 내 춤모임을 여는 등 물의를 빚어 직위해제된 뒤 강등 처분을 받았다.
서구는 지역 출신의 명망 있는 의료인인 이 소장이 지난해 4월 취임하자, 불미스러운 일로 뒤숭숭한 보건소 내 분위기를 새롭게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이 소장 재임 중 서구보건소는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대응 유공을 인정받아 보건복지부 장관 기관표창을 받는 등 성과를 냈다.
그러나 이 소장의 사임으로 또다시 서구 공공의료와 보건행정을 책임하는 수장은 자리를 비우게 됐다.
이를 두고 서구 안팎에서는 이 소장의 행보를 두고 뒷말이 나온다.
서구의 한 보건행정 공무원은 “직원들 입장에서는 당혹스럽다. 지역 의료계에서 덕망이 높았다. 민간의료분야 협조를 적극 구하는 등 역량이 큰 이 소장이 사임했다니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공모 출신 소장이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다른 지역 의료원장 공모에 응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잇단 수장 공백으로 공공의료 서비스 품질과 보건행정의 일관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 소장이 자리를 옮기는 목포의료원도 시끌하다. 일각에서는 목포시장의 고등학교 3년 선배인 이 소장의 사전 내정설 등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특히 목포시의사회는 이번 인사에 강력 반발, 향후 의료원과 민간병원간 협력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