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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청 독서마라톤대회, 성과주의 넘어 본질적 독서교육으로 가야

광주광역시교육청은 2005년부터 빛고을 독서마라톤대회를 개최해 왔으며, 올해로 제19회를 맞이하였다. 이 대회는 독서의 중요성을 알리고, 창의적 사고를 키우는 본질적인 교육 활동으로 자리 잡으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특히, 광주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다시 책으로’ 프로젝트와 연계되어 내년에 20주년을 맞이하는 독서마라톤대회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 대회의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일부 개선이 필요한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완주하지 못하도록 막는 대회 시스템

올해 독서마라톤대회는 2024년 3월 11일부터 11월 8일까지 진행되며, 대회 기간 중 작성한 독서일지만 등록할 수 있다. 대회 종료 후에는 독서일지를 등록할 수 없고, 독서량을 늘릴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인 겨울방학도 독서일지 등록이 불가능하다.

 

이처럼 광주시교육청은 지속적인 독서 습관 형성을 강조하면서도, 독서일지 등록 기간의 제한으로 인해 오히려 독서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을 간과하고 있는 실정이다.

 

독서 성과를 쪽수로 수치화하는 오류

독서마라톤대회는 초·중·고 학생들이 읽은 책의 페이지 수를 1쪽 당 2m로 환산해 누적 거리를 산출하고, 완주 여부에 따라 증서를 수여한다. 또한, 완주 증서 등 대회 참가 사실은 학교생활기록부에도 기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독서의 자발성과 자기 주도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입시로 생기는 냉기를 독서의 온기로 극복하기는커녕, 독서마저 입시의 하위영역으로 수단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밖의 문제로 독서마라톤대회는 온라인으로 이루어져 본인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점이 있고, 전문 서적이나 시사 잡지 등 간행물에 대한 독서일지가 인정되지 않아 독서 자료에 대한 편견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 이는 독서의 다양성을 제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대회가 계속되는 이유는 독서교육에서 성과주의를 지나치게 강조하여, 독서 활동의 본질적 가치보다 수치화된 결과를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서는 가장 전통적이며 순수한 방식의 배움이자, 자기 주도성이 온전히 지배하는 문화 행위로, 독서마라톤대회가 더욱 교육적으로 깊이 있고 풍성해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

 

독서 성과를 수치화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학생들이 책을 자유롭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

 

대회 운영 기간과 독서일지 등록 기간의 유연성을 높여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독서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할 것.

 

독서 자료의 범위를 확대하고, 독서 인증 시스템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보완책을 마련할 것.

 

이에 우리 단체는 독서마라톤대회가 교육적 차원에서 더욱 깊고 풍성해질 수 있도록 개선을 광주시교육청에 요구하는 한편, 독서 친화적인 환경이 배려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개척하는데 힘써주길 바라는 바이다.

 

  1. 12. 12.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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