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맞춰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와 특수목적고(특목고) 중 외국어고를 2025년 3월부터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한데 대해 광주·전남 교육계는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7일 광주·전남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가 이날 ‘고교 서열화 해소방안’의 핵심 사안으로 발표한 외고·자사고 일반고 전환과 관련, 광주·전남지역 전환 대상 학교는 전남외국어고와 광양제철고 등 2곳이다.
전남외고는 1993년 설립인가를 받았고, 광양제철고는 설립 25년 만인 2010년 자사고로 지정된 뒤 올해 재지정심사를 통과해 5년 연장됐다. 전남외고는 공립, 광양제철고는 사립이다.
광주에서는 2009년 자사고로 전환했던 송원고 이후 보문고와 숭덕고가 2010년에 자사고로 전환했다가 2012년과 2014년에 각각 지정 취소돼 일반고로 전환했다. 송원고도 2017년 자사고 지정 취소를 교육청에 요청한 바 있다.
특목고 중 광주과학고, 전남과학고, 광주예술고, 전남예술고, 광주체육고, 전남체육고, 올해 첫 신입생 모집에 나선 전남 광양 한국창의예술고 등은 정부 방침에 따라 2025년 이후에도 일반고로 전환되지 않고 현행대로 유지된다.
외고·자사고 폐지에 대해 교육 시민단체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광주교사노조는 “대선공약이었는데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공식화해 다행”이라며 “최근 학생부 종합전형 비중이 높은 서울 주요 대학 실태조사 결과 고교 서열화가 확연히 드러났고, 그 중심엔 자사고와 특목고, 일반고로 층층이 이어지는 등급화 계단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망가질대로 망가진 고교 생태계를 복원하는 의미있는 선언”이라고 덧붙였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도 “외고와 자사고는 불평등 교육을 강화하는 학교로 사교육비 증가와 초등·중학생의 입시 경쟁만 강화시켜왔다”며 “지금이라도 폐지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전히 비평준화지역 또는 서울 강남 등 대도시 일부지역의 학교 간 서열화가 진행되고 있어, 무늬만이 아닌 실질적인 고교평준화가 가능하도록 사회적 논의를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청도 입장이 비슷하다. 장휘국 광주교육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번 결정은 2025년 모든 고교에서 학점제를 시행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개정하고 대입제도도 개편하겠다는 것으로, 모두에게 공정한 교육, 미래형 고교교육 혁신”이라고 밝혔다.
공립 외고를 관리하고 있는 전남교육청도 “교육부 로드맵에 맞춰 단계적으로 일반고 전환을 추진할 예정이며, 학교이름도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집 전형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사립인 광양제철고는 구체적 입장은 내놓지 않았지만 포스코교육재단 측이 재정적 여건 등을 고려해 포항제철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문제 등을 심도있는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광양제철고에도 크든 적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