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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의사 학부모-행정실장 ‘시험문제 유출’ 이번이 처음인가

 

광주 사립고등학교 3학년 시험문제 유출 사건을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범행 동기와 가담자 추가 여부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13일 기말고사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업무방해)로 광주 모 고교 행정실장 A(58)씨와 3학년 학부모(학교운영위원장) B(52·여)씨를 입건해 조사중이다.

 

A씨와 B씨는 지난 12일 변호사와 함께 경찰에 자진 출석해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는 최근 치러진 기말고사 9개 과목 중 5개 과목의 시험문제를 유출했으나 이번이 처음이고 금전거래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A씨는 학교운영위원장인 B씨가 아들 성적을 올리기 위해 시험문제 유출을 제안하자 건넸다는 입장이지만 행정실장 혼자서 하기에는 범행 동기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정년을 불과 2년 앞둔 A씨가 금전거래도 없이 친분만으로 퇴직연금에 손실을 입을 수 있는 형사처벌까지 감수하며 범행에 나서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의사인 B씨는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학교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특히 B씨가 올해 들어서만 4월과 6월에 거쳐 각각 300만원씩 총 600만원의 학교발전기금을 기탁했던 점으로 미뤄 학교측 상당수 관계자와 친분을 쌓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시험문제 유출이 이번 한 번뿐인가에 대한 의혹도 경찰이 풀어야 할 대목이다.

 

지난 11일 학생들에 의해 시험문제 유출 사건이 신고된 뒤 당일에 곧바로 학교장이 B씨와 아들을 불러 유출 경위를 조사하고 교육청 감사와 재시험 결정, 경찰 수사의뢰까지 일사분란하게 처리한 점도 잘 짜여진 각본처럼 보여진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사립학교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학교운영위원장과 행정실장이 짜고 시험문제를 빼돌린 데 대해 일반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분노하고 있다.

 

광주지역 사립고등학교는 전체 고교 67곳 중 42곳으로 63%에 달해 중등교육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으나 교사 채용비리와 성적 조작 등 각종 비리가 잇따르고 있다.

 

장휘국 교육감이 사립학교 공공성 확보를 위해 수년 전부터 교사 위탁채용을 추진하고 있으나 사립학교법인연합회가 인사권 침해라며 거부하고 있다.

 

이번에 시험문제 유출이 발생한 고교의 법인 이사장은 광주지역 사립학교법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경찰 수사와 별도로 교육청이 고강도 감사를 통해 시험문제 유출 사건을 공개하겠다”며 “현재는 감사와 함께 다른 학생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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