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는 매일 학교에 와도 된데요”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로 등교수업 확대가 시작된 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소촌동 모 초등학교.
등굣길에 나선 학생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저마다 들뜬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신모(10)양은 “주로 집에만 머무는 것이 지루하고 답답했다. 앞으로 매일 등교할 수 있다니 벌써부터 설렌다”고 말했다.
이모(9)군은 “그동안 자주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 형, 누나를 곧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 좋다”고 했다.
일부 학생들은 친구에게 다가가 인사를 나누려다 교사의 제지를 받았다.
학교 건물로 들어선 학생들은 열화상 카메라 앞에 서서 체온 측정을 했다. 한 학생은 급히 교실로 향하려다, 보건교사의 만류에 되돌아와 체온을 쟀다.
강모(55) 보건교사는 “2단계 거리 두기 장기화로 학부모와 학생들 모두 힘든 시간을 보냈다. 활기찬 아이들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활기찬 등교길에 비해 교실 안 분위기는 차분했다. 교실에는 20명 가량의 학생이 서로 거리를 둔 채 앉아 있었다.
대화도 거의 없다시피 했다. 수업이 시작된 뒤에도 선생님의 말만 이어졌다.
한 담임교사는 “감염 위험을 막고자 교실 내 대화를 자제하도록 권유했다. 쉬는 시간에도 화장실을 가려는 학생만 이동할 수 있다”며 “학생들은 답답함을 느끼겠지만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다”고 밝혔다.
이 학교는 기존 2단계 거리 두기 시행에 따라 이날은 전교생의 3분의1에 해당하는 3·5학년 학생만 등교했다.
다만 1단계 거리 두기 완화에 맞춰, 오는 15일부터는 전면 등교를 시행한다.
학교장은 “교직원 회의를 통해 전면 등교를 결정했다. 대면 수업을 대체할 수단을 찾지 못해 고민이 깊었는데 등교수업이 정상화된다니 다행이다”라고 밝혔다.
같은 날 광주 남구 주월동 모 어린이집도 모처럼 활기를 띄었다. 등록 원생 104명 중 80여 명이 이날 등원을 마쳤다.
원아들은 교사의 안내에 따라 체온을 측정하고, 손 소독제 사용한 뒤 교실로 향했다. 문 밖을 나서는 부모를 바라보며 ‘나도 집에 가겠다’며 눈물을 보이는 아이도 있었다.
교실에는 오랜만에 아이들 웃음으로 가득 찼다. 원생들은 수업 시작과 동시에 1m 간격의 좌석에 앉았다.
맞벌이 학부모들은 등원 정상화를 대체로 환영했다. 학부모 최모(38·여)씨는 “아직 불안하긴 하지만, 확진자가 줄고 있어 안심하고 아이를 등원시켰다. 육아 고민을 한시름 놓게 됐다”라고 밝혔다.
우려를 표하는 학부모도 있었다. 학부모 김모(37·여)씨는 “코로나19로 등원이 꺼려져 지난 학기엔 아이를 등원시키지 않았다”며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 추세라지만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아동의 성장과 발달에 필수적인 야외 활동을 다시 할 수 있다는 점을 반겼다. 이 어린이집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단 2차례의 실외 활동만 진행해왔다.
보육교사 김모(48·여)씨는 “지금까지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야외 활동을 통해 원생의 균형 잡힌 발달을 돕겠다”고 말했다.
한 원생은 “친구들과 산책도 가고 소풍도 갈 생각에 신이 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어린이집측은 시설 안팎 코로나19 방역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