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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학교 과학실험실 시약 구매·폐수처리 ‘실적 제로’ 수두룩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구축한 학교의 창의융합형 과학실험실이 최근 3년간 시약 구매 실적과 폐수 처리 실적이 전혀 없어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전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신민호(더불어민주당· 순천6) 의원은 4일 “전남교육청이 역점추진중인 과학교육 정책이 일선 현장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정책 따로, 현장 따로’라는 비판과 함께 막대한 예산투입에 따른 실효성에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전남교육청은 개정 교육과정 시행에 따른 탐구·실험·토론학습과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한 첨단 과학실험, 융합인재교육 탐구활동이 가능한 과학실을 구축하고자 최근 3년간 도내 학교에 129억원의 예산을 투입, 창의융합형 과학실험실 구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초·중·고 819곳 가운데 최근 3년 동안 과학실험실 시약 구매 실적이 전혀 없는 학교가 125곳(초 30, 중 54, 고 41)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2016년 이후 과학실험실을 새로 구축한 학교만 38곳(초 6, 중 14, 고 18)에 달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특히 교육부 지침에 따르면 실험실에서 사용한 후 발생하는 폐수와 폐시약은 학생들의 손이 닿지 않도록 격리해 보관했다가 교육지원청이 지정한 폐수처리전문업체가 일괄 수거 후 처리토록 돼 있으나 폐수처리 실적이 전혀 없는 학교가 2016년 460곳, 2017년 449곳, 지난해 503곳으로 매년 절반이 넘는 학교가 폐수처리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3년 동안 폐수처리 실적이 전혀 없는 학교도 189곳(초 54, 중 79, 고 56)에 이르지만 같은 기간 과학실험실을 새로 구축한 학교만도 54곳(초 12, 중 17, 고 25)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민호 의원은 “폐수처리 실적이 없는 이유가 실험·실습을 하지 않은 것인지, 폐수를 오수와 함께 무단 방류하고 있었던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폐수처리에 허점이 있는 데도, 교육청에서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년 막대한 교육예산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현장에서는 변화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한 뒤 “실제로 과학시간에 실험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응답하는 학생이 많은데도 불구 학교 현장에서는 이를 소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실험과 토론을 통한 객관성, 협동성, 비판성, 개방성 등 과학적 태도와 의사소통 능력을 함양해야 함에도 제대로 된 수업이 이뤄지지 않아 교육현장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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