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대표적인 교육공약인 고교학점제가 2021년이후에나 도입될 전망이다.
이혜진 교육부 고교학점제정책팀 팀장은 지난 10일 “2022학년도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을 오늘 발표한 것이고 2022학년도 이후 국가교육회의 논의 등을 거치고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해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1학년도 수능개편시안’ 브리핑에서 “고교학점제가 고교 현장에 전면적으로 도입되면 그에 맞춰 내신 평가방식 등 대입방식이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교학점제는 미국, 핀란드와 같이 고등학교도 대학처럼 학년에 상관없이 과목을 선택해 수강하고 졸업학점을 이수하면 졸업장을 수여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가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려면 내신 절대(성취)평가제 도입 등 고교 교육과정 평가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현행 상대평가가 적용되면 수강 학생수 등에 따라 성적의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박춘란 교육부 차관, 이진석 대학정책실장, 이혜진 고교학점제정책팀 팀장, 이규민 연세대 교육학부 교수(수능개선위원회 책임연구자) 등과의 일문일답.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 교육공약이 수능 절대평가와 고교학점제인데 (교육부는)고교학점제 도입의 선결조건인 내신평가방식을 현행대로 유지한다. 교육부 자료를 보면 수능절대평가도 1안(일부 과목 확대)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국 고교학점제, 수능 절대평가 두 가지 공약 모두 후퇴한 것 아닌가.
“후퇴가 아니라 공약대로 시행하고 있다. 수능 절대평가 시행에 있어 ‘전 과목으로 가느냐, 아니면 점진적으로 가야 되느냐’를 두고 현장의 의견이 비등했기 때문에 2개안을 제시했고 최종안을 결정해야 한다. 고교학점제는 단기간 실행하기보다 내년도부터 연구학교를 지정해 시범적용 하고 2022년 고교학점제 도입에 필요한 제도개선을 거쳐 전면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도입에 앞서 내신성취평가제 대입 반영 범위 등과 연계해 효율적으로 추진되도록 하겠다.”
-2021학년도 수능개편시안을 보면 수학은 가형과 나형으로 나눠 실시되는 것으로 나와 있다. 문이과 통합 취지가 흐려지는 것 아닌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기본 취지는 학생들이 적성과 진로에 맞춰 교육과정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당초 문·이과 통합이라는 취지가 있기 때문에 가형과 나형을 통합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왔지만 우리는 진로에 따라서 학습 요구도가 굉장히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또 수학을 통합하면 인문·사회계열로 진학하려는 학생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준다는 비판과 우려가 있어 이 점도 고려했다.”
-수능개편시안으로 2개안을 동시에 내놓은 이유나 배경이 궁금하다. 수능과 EBS 교재 연계율 개선방안도 한가지 안으로 확정되는 것인가.
“현재 수능 상대평가 방식에서는 무한경쟁으로 학생들의 부담이 많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수능 절대평가 범위에 대해서는 이견들이 있었고 현장의 우려도 있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1안과 전과목에 도입하는 2안을 제시했다. 수능과 EBS 교재 연계 개선방안은 내년 2월까지 방향을 확정할 생각이다.”
-통합사회·통합과학이 한 교시에 치러진다 해도 학생 입장에서는 둘다 배워야 하지 않나.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부담이 커지는 것 아닌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가장 큰 핵심은 모든 학생들이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이수하도록 해 융복합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것이다. 절대평가가 도입되면 일정 수준이 되는지, 기초소양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학생들의 수업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합치게 됐다. 또 두 과목을 하나로 묶어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따로 응시할때보다 문항 수 같은 것을 줄여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고교 내신성취평가제 도입은 어떻게 되나.
“(고교 내신평가방식은)일단 현행대로 유지돼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교학점제 도입과 연계해 올해내 발표하겠다.”
-1안으로 갈 경우 상대평가가 유지되는 국어, 수학으로 사교육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 뻔하다는 얘기가 너무 많다.
“상대평가 유지 과목으로의 (사교육) 쏠림현상은 적정 수준에서 출제하면서 상대평가 과목만 공부를 한다거나 절대평가 과목의 공부를 소홀히 한다거나 이런 문제들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