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하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새로운 출발”이라며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앞으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사회통합과 격차해소를 통해 정의롭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완성을 위해 소임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새 총리 후보자로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내정했다. 정 총리는 후임자 지명 직후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결정, 곧바로 이임식을 가졌다.
정 총리는 “저는 김대중 대통령님께 ‘애민의 정치’를 배웠고, 노무현 대통령님과 함께 ‘사람 사는 세상’을 꿈꿨다”며 “그렇게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의 국무총리로서 포용과 공정의 시대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있다”며 “더 이상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사회가 아니라 정치가 국민의 삶과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의 큰 뜻을 받들어 더 크게 돌려드릴 수 있도록 끝까지 힘쓰겠다”며 “역사 앞에 당당하며, 국민께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지난 1년 3개월은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한 시간이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보여주신 연대와 배려의 마음은 저를 뛰게 한 에너지였고, 국민 여러분께서 들려주신 탄식과 절망의 목소리는 저를 바로 세워준 회초리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되돌아보면 지난 15개월은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던 숨 가쁜 시간의 연속이었다”며 “취임 엿새 만에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사태가 발생해 지금까지 전국을 다니며 방역을 점검하고, 민생현장을 살폈다”고 말했다.
또 “공직자 여러분과 함께 민생을 살피며 국정에 온 마음을 쏟을 수 있었던 것은 제게 커다란 보람이자 영광이었다”며 “매일 밤 여러분께서 준비하신 문서들을 꼼꼼히 읽으면서, 국민과 국가를 위해 책임을 다하는 여러분의 열정과 소명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 총리는 이임식에서 장·차관 등 공직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청사 현관에서 기념 촬영을 가졌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서 ‘방역사령관 기념패’를 받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꽃다발을 전달했다.
마이크를 잡은 정 총리는 “저는 졸업을 하는데 아직 코로나를 졸업 못시켜서 걱정”이라며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수출도 잘 되고 있고 투자도 활성화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단지 내수가 문제인데, 하루 빨리 우리가 백신 접종과 K-방역을 통해서 집단면역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소비는 늘어날 것”이라며 “금년도에는 국민들의 허리가 좀 펴지고 주름살이 펴지는 그런 좋은 해가 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갖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총리는 “47대 국무총리로 오시는 김부겸 후보자님은, 아마 여러분들이 너무 잘 아시는 분이지만 제가 좀 더 잘 안다”며 “여러분들이 소신껏, 그러면서도 마음 편하게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상관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총리는 마지막으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한 뒤 차를 타고 청사를 떠났다. 정 총리는 한동안 정국 구상 등을 하다 여당의 전당대회가 마무리된 이후 여의도 정치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정세균 국무총리의 이임사
<정세균 국무총리의 이임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무위원과 공직자 여러분,
오늘 저는 대한민국 국무총리의 소임을 마칩니다. 지난 1년 3개월은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저를 성원해 주시고 이끌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보여주신 연대와 배려의 마음은 저를 뛰게 한 에너지였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들려주신 탄식과 절망의 목소리는 저를 바로 세워준 회초리였습니다.
되돌아보면 지난 15개월은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던 숨 가쁜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취임 엿새 만에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사태가 발생해 지금까지 전국을 다니며 방역을 점검하고, 민생현장을 살폈습니다.
처절한 삶의 고통 속에서도 인내와 포용으로 서로를 감싸주던 국민 여러분의 모습을 보며 조용히 울음을 삼켜야만 했던 가슴 시린 나날이었습니다.
사랑하는 공직자 여러분,
공직자 여러분과 함께 민생을 살피며 국정에 온 마음을 쏟을 수 있었던 것은 제게 커다란 보람이자 영광이었습니다.
매일 밤 여러분께서 준비하신 문서들을 꼼꼼히 읽으면서, 국민과 국가를 위해 책임을 다하는 여러분의 열정과 소명의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저를 도와주시고, 채워주신 국무위원과 공직자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특히 지근거리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저를 보좌해주신 국무총리실 가족 여러분의 헌신과 노고를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계셔서 참으로 든든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김대중 대통령님께 ‘애민의 정치’를 배웠고, 노무현 대통령님과 함께 ‘사람 사는 세상’을 꿈꿨습니다.
그렇게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의 국무총리로서 포용과 공정의 시대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더 이상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사회가 아니라 정치가 국민의 삶과 미래를 책임져야 합니다. 앞으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사회통합과 격차해소를 통해 정의롭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완성을 위해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국민의 큰 뜻을 받들어 더 크게 돌려드릴 수 있도록 끝까지 힘쓰겠습니다. 역사 앞에 당당하며, 국민께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겠습니다.
새로운 출발입니다.
감사합니다.